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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꼰대가 되어간다. 최근에 아주 특이한 친구를 만났다. 사람과 책을 좋아하고 일도 열심히하고 자기 객관성도 높은 사람인데 본인의 세계관을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하고 싶어하는 묘한 면이 있었다. 그의 세계관은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고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다른 사람이 '한계'를 회피하거나 도전하려고 하지 않아보이면 자꾸 자극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은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한계'인지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그의 눈에 보인 '한계'는 사실 상대방에게는 트라우마일 수도 있고 혹은 그의 자아를 지키기 위한 안전한 성일지도 모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헷갈리는 또 다른 특징은 그가 그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이런 자극을 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너와 다른 나를 네가 이래라 저래..
역삼, 을밀대 - 저는 라면을 좋아해요 코로나로 인한 압박적인 시기가 지나가긴 지나갔는지 이제 회사에서 거리낌없이 외근을 보낸다. ^^^ 외근 나온 김에 외출 자제 기간동안 너무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평양냉면을 조지기로 했다. 평냉계의 라면, 을밀대! 염리동에서만 먹을 수 있던 것도 옛말이고 이제 강남 쪽에도 분점이 있다. 오늘 방문한 곳은 역삼점인데, 6칸짜리 나무창, 자잘한 꽃무니의 짧은 커튼, 등받이 없는 스툴 의자로 꾸며진 8090 감성의 아기자기한 공간이었다. 육수 주는 컵이 손잡이 달린 뷔페용 하얀 머그였는데, 신선하고 귀여운 포인트가 됐다. 을밀대는 아묻따 거냉이지. 면을 풀기 전에 맑은 국물 먼저 후루룩 들이킨다. 으 짭쪼롬한 맛. 역시 라면답다. 면을 풀고 크게 한 젓가락 입 한 가득 넣고 오물거리니까 코로나의 자택감금 스트레스..
혜화, 헤이커피 - You will be awesome again 1명으로 시작해서 만 명으로 확산된 코로나19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재택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지도 오래되었고 몇차례의 실랑이로 전사차원의 코로나 예방 액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해버렸다. 그리고 포기한 채로 출퇴근을 반복하다보니 코로나 안정화 추세 소리도 들리고, 결국 모두의 마음도 느슨해져버렸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자신은 코로나에 걸릴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라고. 정말 소름끼치는 일 아닌가!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생각을! 그런데 잠깐, 이 글을 읽는 주체인 당신은 스스로가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닐거다. 그건 남의 일이 된지 오래일테니까. 나도 내가 코로나 확진자가 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마음만큼 행동이..
신라호텔 제주 간단 요약 - 수영장과 조식, 브런치, 디너 2020년 1월 제주에 3박 4일 다녀왔고 주요 목적은 수영장이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더 파크뷰에서 조식, 브런치, 디너를 모두 먹어보고 오게 됐다;; 제주 신라는 해주는 것도 많고 서비스도 많은데, 내가 열심히 찾아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런지 가서 알게 된 것들이 많았다. 1. 객실 - 면도기, 칫솔, 치약이 없다. - 제주 공항에서 호텔까지 셔틀 승합차를 운행한다. - 더이상 삼다수가 complimentry water 가 아니다. 샘물이었음. - 어매니티는 여전히 몰튼브라운인데 50ml가 아닌 30ml로 작아졌다. 비누 크기도 축소. 아주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서울 신라도 바뀐건지, 제주 신라만인지 모르겠네? - 귤체험, 승마체험, 한라산 등반 등 다양한 G.A.O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재택근무 했다 됐지? 속터지는 직장인들이 한둘이 아닐게다. 대기업들은 재택근무 빠르게 도입한 척 뉴스나 뿌려대고 중소기업들은 그런 시선마저 신경쓸 필요가 없으니 제대로 시행되는 경우가 더 적다. 지난 번 여기에 재택근무 얘길 쓰고난 뒤 바로 그 다음주에 재택근무가 시행됐다. 팀별로 절반은 사무실, 절반은 재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감염예방 제로잼) 한 사람당 재택근무일수는 꼴랑 4일. 그마저도 구로구 콜센터가 터진 날부터 해제됐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가 힘을 더 내야 한다나...? 사무실에 나와야 일을 한다는 생각을 버리질 않아서 나오는 신기한 논리들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실무자들은 집이라고해도 일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너희들은 집에서 놀았겠구나. 근데 나와서도 놀지 않니? 가족들한테 일하는 척 하려는 건가.. 아..
재택근무 죽어도 못해! 오늘로 확진자가 1500명을 넘어섰다. 치사율은 메르스보다 낮지만 독감보다는 20배 이상 높고, 메르스나 독감에 비해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자 수가 대응 가능한 의료시설의 규모와 수준을 넘어설까봐 이렇게들 열심히 방역에 힘쓴다고 한다. 확산 추이가 오래 진행되면 또 무슨 변이가 일어날까봐도 무섭고 증상도 잘 모른다고 하니 또 무섭고. 우리 사무실 길 건너 병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그 사람의 동선을 따라 폐쇄조치가 이뤄진 곳도 적지 않다. 당연히 재택근무가 시행될 줄 알았는데 우리의 아우성을 듣는 팀장은 오히려 우리 내부에 의심 증상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재택근무를 하냔다. 내 일이 오프라인 출근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그럴리가 노트북과 인터넷이면 다 된다. 매출에 영향이 없..
정성스러운 삶 . 갑작스럽게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결정부터 실행까지 7일도 채걸리지 않았다. 나도 남편도 2월부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어서 어디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었다. 나는 원하지 않는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됐는데, 그나마 그것이 최선인 악재 상황이라 더 그랬다. 상황상 이직이나 퇴사가 가능한 옵션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가 확정되었을때 내 마음속에 떠오른 다짐은 '올해는 재미없고 무료하게 보내자'였다. 그런 기운빠지는 다짐때문이었는지 여행 직전까지 무기력증때문에 앓아누울 정도로 힘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남편이 예약해둔 식당에 갔다. 정말 유명하신 분인데, 운 좋게도 홀에 우리 뿐이라 쉐프님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그냥저냥 재미없게 보내겠다는 내 다짐이 얼마나 부끄..
성북, 네임드에스프레소 - 음악이 지탱하는 삶 팬이라고 할 만큼 적극적이진 않아도 10년 넘게 지켜보면서 좋아하고 있는 '스노우캣' 작가님이 작년부터 벅스뮤직에 '음악이냥'을 연재하고 있다. 스노우캣을 처음 알게된 건 그가 온라인에 올리는 짤막한 일기들을 보면서다. 위로도 많이 얻고 웃기도 참 많이 웃었다. 그 덕분에 간짬뽕과 양배추의 조합도 알게 되었고 (안 먹어보신 분들 꼭 먹어보셔야 합니다) 조금 연습하다가 말았던 운전대도 다시 잡게 되었고 말이다. 이 카페를 찾게 된 것도 '음악이냥'을 보다보니 음악을 듣고 싶어져서였다. 그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야 블로그와 다이어리를 보며 익히 알고 있었지만 들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음악에 관련된 에피소드와 더불어 추천곡 플레이리스트까지 올려주니까 안 들어볼 수가 없다. 그리고 모두 정말 취향저격. 그러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