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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역삼, 을밀대 - 저는 라면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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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압박적인 시기가 지나가긴 지나갔는지 이제 회사에서 거리낌없이 외근을 보낸다. ^^^ 

외근 나온 김에 외출 자제 기간동안 너무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평양냉면을 조지기로 했다. 평냉계의 라면, 을밀대! 

염리동에서만 먹을 수 있던 것도 옛말이고 이제 강남 쪽에도 분점이 있다. 오늘 방문한 곳은 역삼점인데, 6칸짜리 나무창, 자잘한 꽃무니의 짧은 커튼, 등받이 없는 스툴 의자로 꾸며진 8090 감성의 아기자기한 공간이었다. 육수 주는 컵이 손잡이 달린 뷔페용 하얀 머그였는데, 신선하고 귀여운 포인트가 됐다. 

 

을밀대는 아묻따 거냉이지. 면을 풀기 전에 맑은 국물 먼저 후루룩 들이킨다. 으 짭쪼롬한 맛. 역시 라면답다. 면을 풀고 크게 한 젓가락 입 한 가득 넣고 오물거리니까 코로나의 자택감금 스트레스가 쓸려나가는 기분이다. 다시 면을 한 젓가락 집어 식초 한 두방울을 조심히 떨어뜨려 먹으면 감칠 맛이 배가 된다. 을지면옥이 생각나서 고춧가루도 살짝 뿌렸더니 콩나물국 같기도 하고. 정말 오랜만에 끝나지 않길 바라게되는 즐거운 식사시간.

 

사실 즐거웠던 냉면과는 달리 녹두전이 엉망진창으로 나왔다. 겉은 타고 속반죽은 묽고 고기는 익기는 익은 이상한 상태. 아무래도 이상해서 익은건지 물어보니 익은 거라고, 혹시 불편하면 더 익혀주겠다고하셨다.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아마도 냉동이었던 반죽을 해동하면서 겉면만 타고 속은 덜 익은 것같은 모양새가 되지 않았을까싶다. 

 

겉부분만 열심히 벗겨먹고 남은....

 

아무튼 됐다 됐어, 녹두전 먹으러 온 것 아니고, 염리동 본점의 녹두전은 이렇지 않다는 믿음이 있으니까, 그리고 라면먹으러 온 거니까!

 

 

2020 Apr

거냉 12,000

녹두전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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