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졸업하고 둘만의 축하파티하러 (내가) 가보고 싶었던 밍글스 방문. 쉐프시그니처코스에 3글라스 와인페어링을 했다. 미슐랭 투스타답게 매 플레이트의 완성도가 훌륭했고 특히 시그니처인 장트리오는 물개박수를 치며 먹었다. 그렇지만 와인을 좋아하는 나는... 마리아주가 그닥 좋지않아서 상당히 실망했고 스와니예를 갈껄 그랬나하고 후회했다. 왜냐하면 스와니예 이번 에피소드가 '떼루아'임!! (오열) 에피소드 바뀌기 전에 6월 안에 가긴 가야 될 것같다. 아무래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아 아무튼 그래서 밍글스 사진을 보시죠~
차라리 전통주 페어링을 하세요 여러분!!! 다녀와서 찾아보니(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꺼이꺼이) 와인페어링에 만족한 후기는 거의 없다.
귀여운 자리로 안내받았다. 놀이터뷰 ㅋㅋ 아 그리고 런치라서 그런건지 밍글스가 원래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지 잔나비 노래도 한참 나오고 둠칫둠칫 노래들도 많이 나오는데 음식은 발랄하기보단 차분한 느낌이라 마구 혼란스러웠다. 아 혹시 한식이니까 K-pop을...?
와인의 맛이나 와이너리에 대해 설명해주기보다는 샴페인이 식전주로 많이 쓰인다거나 brut가 드라이라는 뜻이라는 등의 기초적인 이야기를 주로해주셔서 조금 혼란스러웠다. 우리가 어려보여서 그런건지 원래 그런건지... 그래도 친절하셨다..
안에 새우살을 다져넣은 호박꽃 튀김. 아주 얇고 바사삭하게 튀겨졌다.
얼마전 로컬릿에서 맛봤던 부라타치즈+초당옥수수 조합
자주 마시는 품종이라 기대감이 쭉쭉 올라가서 그랬나 음식이랑 매칭했을 때 더 감흥이 없었다.. 슬픔..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맛을 내는 느낌보다는 각각이 맛있었다. 특히 가지.
찐하게 끓인 만둣국 느낌. 다이아몬드 모양의 작은 전도 귀엽고 땅두릅은 맛도 식감도 아스파라거스인 줄 알았다. 얇은 피의 만두는 말모말모~ 간이 상당히 세서 지금 이걸 적으면서도 맛이 기억난다.
생선찜(병어..였나..)에 쭈꾸미 귀엽게 한 가닥, 옆에는 애호박 튀김. 밍글스 튀김 너무 잘하더라 진짜. 생선찜에 딜이 살짝 올라가 있는데 보기도 좋고 어우러지는 향도 너무 좋았다.
전통주페어링을 주문하면 치킨메뉴에 나오는 능이주라고 한다. 이렇게 향이 좋고 앞에도 뒤에도 알콜냄새가 올라오지 않는 명주가 있다니. 나중에 나의 와인메이트들에게 선물로 하나씩 사줘야지.
삼계탕맛 리조또와 스카치에그가 생각나는 생강 들어간 치킨볼 튀김. 다녀와서 찾아보니 이 메뉴 역시 시그니처인 것 같다. 올라가는 재료는 조금씩 다른 것 같고. 인삼향이 확 도는 리조또를 한입먹으니까, 아 맞다 여기 한식이지!
클렌저. 메인이 나오나보다.
내 양갈비에 맞춰서 나온 와인. 에르미타주의 쉬라. 음.. 티피컬..
쿠스쿠스에 양갈비. 양갈비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양갈비로 주문했고 훌륭했다.
이건 동생이 주문한 메인. 계란찜 스타일로 속을 채운 모렐버섯(!!!)과 랍스터. 양갈비도 맛있었는데 나는 랍스터가 더 취향에 맞는다.
사진 순서대로 라이스트리오, 장트리오. 역시나 가장 충격적인 것은 장트리오. 고추장 맛으로 어퍼컷을 한 대 날리고 시작하는데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크림맛만 남아 입 안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충격...
커피 혹은 돼지감자차와 함께 마무리로 나오는 쁘띠디저트. 잣, 마카롱(은 무슨 맛있지 잊었..), 도라지정과 (도라지를 싫어하는데 여기서 나온 도라지 정과는 정말 맛있었다) 초콜릿 컬러 슈는 라즈베리슈, 가운데는 찹쌀 도나쓰.
메뉴 하나하나 좋은 식사였다. 다만 와인페어링이 패인이었고 전통주페어링을 했다면 혹시 만족도가 더 높았을까? (꺼이꺼이) 최근에 동생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길고 느린 식사를 함께 하니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어서 참 좋더라. 기념일에나 오게 되는 이런 좋은 식당을 동생과 온 것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길고 깊은 대화에 흔치 않은 좋은 음식까지 곁들여 동생에게도 의미있는 하루로 기억되면 좋겠다. 페어링까지 좋았다면 동생도 와인의 세계에 입문시킬 수 있었는데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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