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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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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 사실 이게 진짜 우리다 책 기록은 독서어플에만 남기고 블로그에는 적지 않고 있었는데, 이 책은 너무도 추천하고 싶어 오랜만에 블로그에 남긴다. ‘서로 사랑하라’와 같은 메시지들, 오랜 격언이나 성경, 교훈적인 동화에 나오는 그 메시지들이 우리 삶의 코어를 쥐고 있는 것이 맞았다. 사랑이라는 것이 낯간지럽고 순진무구한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deep down에 아로새겨져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친절하고 싶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고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고 싶은 마음이 꿈틀대는 것. 이게 진짜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숫자를 나열해보고 행동을 결정하라고 가르치는 구조는 오히려 인간의 진짜 모습을 모르고 권력에 취해 망가진 이들이 건설한 뒤틀린 실패작일 뿐이다. 의미있는 어떤 일을 하고 싶다거나 힘든 상황에 있는 누군가를..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 신나게 같이 욕하고 화내주는 친구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그들의 무례한 행동에 어떻게 하면 더 잘 대응할 수 있을까를 한참 고민했다. 지나간 경험을 되새기며 그때 이렇게 말할걸, 다음엔 이렇게 말해야하지 라고 해보지만 내가 마주하는 상황은 어째 죄다 기출변형이냐구. 다른 처세술 책들과 다르게 무례한 사람에게 거침없이 무례하게 맞받아치는 기존쎄 대처법을 알려주는 속시원한 책이다. 첫 장부터 에필로그에 다다를때까지 다 내 편인 책이다.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봐야한다느니 다른 생각을 해서 웃어넘기라느니 하는 답답한 소리를 하는 대신, " 그렇게 말해서 속이 시원해졌어? 시원해졌다면 다행이다! " 라고 말하라고 알려준다. 챕터마다 예시상황까지 제시해주면서 말이다. 가까운 친구가 내 하소연을 어화둥둥 들어주듯이 이 책은 나를 격려하고 함께 분노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어딘가 불편하게만 느껴졌던 오늘날의 시스템을 명쾌하게 풀어줬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 줄 모르고 어디가 아파도 그 원인조차 진단하지 못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처음 듣는 병명을 대고 그에 필요한 상품을 또 판매한다. 상품은 몽땅 만들어 단가를 낮추고, 많은 사람이 이미 갖고 있지만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사도록 (광고로) 강요하고, 남는 재고는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해친다. 쓸모있고 아름다운 물건 하나를 만들어 오래 쓰는 것은 현명하다기보다 구닥다리로 취급받는다. 어딘가에 고용되지 않으면 가치를 증명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타인이, 전문가가, 그들이 만든 증명서가 나의 가치를 종이에 적어줘야 나는 비로소 쓸모있는 사람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주체성을 갖고 살고..
불쾌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불쾌한 사람들과 인간답게 일하는 법, 니시다 마사키 처세와 관련된 책을 보면 일단 '나'는 정상이고 문제가 없으며 잠재력이 무한한 존재라고 가정한다. 이 책을 처음 발견한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불쾌한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보통 문제이며 그래서 나는 그들과의 평화로운 직장생활을 위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구나. 책이 절반을 넘어가도록 깨닫지 못했다. 작가는 이 책을 불쾌한 사람들을 위해 썼다는 것을. 아마도 이 책을 집어드는 사람들은 'A 과장때문에 짜증나'거나 'B 부장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불쾌해진 사람들일 것이다. 원인은 외부에 있어보이지만 결국 나 역시도 불쾌한 사람인 것이고 불쾌함은 작가의 말대로 전염된다. 그리고 자주 불쾌해지는 사람이라면 (물론 그만큼 강력한 불쾌인자를 가까이 두고 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불쾌함에 대한 ..
초콜릿 장사꾼, 로알드 달 ​대단한 사람이다, 로알드 달. 언제부턴가 로알드 달이라는 이름만 발견하면 그냥 빌려다가 본다. 한 번은 헌책방에서 이미 읽은 책의 원서버전을 발견했는데, 그냥 그 귀여운 삽화에 넘어가 사오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또 집었다. 또 어떤 엉뚱한 상상력을 보여줄지 기대하면서. 게다가 초콜릿과 장사꾼이라는 흥미로운 두 단어가 제목에 모두 들어가 있지 않은가! 책을 집으며 초콜릿으로 사기를 치는 내용일까? 초콜릿이 마법의 초콜릿이라는 걸까? 하고 흥겨운 어림짐작을 했다. 그리고 내 짐작은 0.1의 오차도 없이 적중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아주 달랐다. 이렇게 외설스럽고 충격적인 내용일 줄이야. 이런 식으로 훌륭한 천재 혹은 한 나라의 왕들을 욕(?)보여도 되는 걸까. 내가 그의 가족이거나 내 나라와 국왕을 사모..
[전시] 세상의 모든 가능성, 올라퍼 앨리아슨 : 불가능은 없다 아주 대단한 장난이다. 사전 정보 하나 없이 덜컥 보러간 전시였다.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라는 타이틀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는데, 내 눈에는 세상에는 불가능한게 없어, 자연마저도. 라고 말하는 듯보였다. 폭포와 같은 모양새지만 물이 중력을 거슬러 올라간다. 무지개가 좁은 모서리를 뱅뱅 돌고, 다양한 종류의 토질이 규격화 되어 깔려있다. 그러니까 바람과 빛, 땅, 수분까지 모든 것을 정해진 공간 안에 집어넣은 셈이다. 과격하게 말하자면 자연에 도전장을 내민다고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안개비가 내리는 이 공간에 들어설 때 경쾌한 경이감이 들었다. 공간이 완벽히 이국적인 습도로 가득차있었고 안개비의 한 가운데에 서서 비를 피할 수 있었으며 내 걸음에 맞춰 나타나고 사라지는 무지개를 희롱할 수 있었다...
Middle school, the worst years of my life ​ 아마존에서 망고스트릿 후기를 읽던 중에, 망고스트릿을 재밌게 읽었다면 이 책도 꼭 읽으라는 추천을 발견했다. 마침 알라딘 중고책방에도 재고가 있길래 (생각보다 재고가 많던데 그땐 왠지 몰랐다.) 덩실덩실 거리며 한 권 집어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는 내내 책이 끝나길 기다렸다. 다음 시리즈는 읽을 생각도 없다. 상처에서 나오는 주인공 레이프의 잘못된 표현들도 속터지고 당최 도움이 되지 않는 환경도 속터진다. 시원한 결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답답함은 이미 내 현실에서 충분하고요? 휴 혹자는 교훈이나 생각할 거리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을 얻기 위해 책을 읽기 때문에 Worst까지는 아니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으 내 시간!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 | 엄청난 흡입력의 용두사미 ㅋㅋ 쉽게 휙휙 읽히는 영어소설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미국인 친구에게. 그런데 덥썩 이 책을 들고와 반강제(?)로 빌려줬다. 누구나 알겠지만 스릴러 영화로도 만들어진 그 유명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원작이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전혀 원하지 않았던 종류의 책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하면 이걸 나한테 못 빌려주게 만들까 3초간 고민했다. 왜냐하면, 전에 읽은 망고스트리트 책보다 글자도 작고 ㅜㅜ 페이지도 많고 ㅜㅜㅜㅜ 게다가 스릴러라서 ㅜㅜㅜㅜㅜㅜ 제목만 들어도 벌써 당시에 광고로 틀어주던 영화의 트레일러 장면이 떠오른단말야. 엉엉 그런데 친구가 '정말 안 무서워. 그리고 오히려 러브스토리에 가까워.' 라길래, 러브스토리? 정말 1도 안 무서운가.하고 읽기 시작했다.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