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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불편하게만 느껴졌던 오늘날의 시스템을 명쾌하게 풀어줬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 줄 모르고 어디가 아파도 그 원인조차 진단하지 못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처음 듣는 병명을 대고 그에 필요한 상품을 또 판매한다. 상품은 몽땅 만들어 단가를 낮추고, 많은 사람이 이미 갖고 있지만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사도록 (광고로) 강요하고, 남는 재고는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해친다. 쓸모있고 아름다운 물건 하나를 만들어 오래 쓰는 것은 현명하다기보다 구닥다리로 취급받는다. 어딘가에 고용되지 않으면 가치를 증명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타인이, 전문가가, 그들이 만든 증명서가 나의 가치를 종이에 적어줘야 나는 비로소 쓸모있는 사람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주체성을 갖고 살고 싶은데, 이 책을 읽고나서도 여전히 쉽지 않다. 싸울 수 없는 거대한 군대와 맞서는 것 아닌가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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