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나의 하루 (83) 썸네일형 리스트형 재택근무 했다 됐지? 속터지는 직장인들이 한둘이 아닐게다. 대기업들은 재택근무 빠르게 도입한 척 뉴스나 뿌려대고 중소기업들은 그런 시선마저 신경쓸 필요가 없으니 제대로 시행되는 경우가 더 적다. 지난 번 여기에 재택근무 얘길 쓰고난 뒤 바로 그 다음주에 재택근무가 시행됐다. 팀별로 절반은 사무실, 절반은 재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감염예방 제로잼) 한 사람당 재택근무일수는 꼴랑 4일. 그마저도 구로구 콜센터가 터진 날부터 해제됐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가 힘을 더 내야 한다나...? 사무실에 나와야 일을 한다는 생각을 버리질 않아서 나오는 신기한 논리들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실무자들은 집이라고해도 일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너희들은 집에서 놀았겠구나. 근데 나와서도 놀지 않니? 가족들한테 일하는 척 하려는 건가.. 아.. 재택근무 죽어도 못해! 오늘로 확진자가 1500명을 넘어섰다. 치사율은 메르스보다 낮지만 독감보다는 20배 이상 높고, 메르스나 독감에 비해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자 수가 대응 가능한 의료시설의 규모와 수준을 넘어설까봐 이렇게들 열심히 방역에 힘쓴다고 한다. 확산 추이가 오래 진행되면 또 무슨 변이가 일어날까봐도 무섭고 증상도 잘 모른다고 하니 또 무섭고. 우리 사무실 길 건너 병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그 사람의 동선을 따라 폐쇄조치가 이뤄진 곳도 적지 않다. 당연히 재택근무가 시행될 줄 알았는데 우리의 아우성을 듣는 팀장은 오히려 우리 내부에 의심 증상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재택근무를 하냔다. 내 일이 오프라인 출근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그럴리가 노트북과 인터넷이면 다 된다. 매출에 영향이 없.. 정성스러운 삶 . 갑작스럽게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결정부터 실행까지 7일도 채걸리지 않았다. 나도 남편도 2월부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어서 어디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었다. 나는 원하지 않는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됐는데, 그나마 그것이 최선인 악재 상황이라 더 그랬다. 상황상 이직이나 퇴사가 가능한 옵션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가 확정되었을때 내 마음속에 떠오른 다짐은 '올해는 재미없고 무료하게 보내자'였다. 그런 기운빠지는 다짐때문이었는지 여행 직전까지 무기력증때문에 앓아누울 정도로 힘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남편이 예약해둔 식당에 갔다. 정말 유명하신 분인데, 운 좋게도 홀에 우리 뿐이라 쉐프님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그냥저냥 재미없게 보내겠다는 내 다짐이 얼마나 부끄.. 뜨겁든지 차갑든지 혼자있어야 충전이 가능한 나는 오롯이 혼자 보낼 수 있는 이틀의 주말이 특별히 중요하다. 그래서 원치 않는 주말테이커가 발생하면 상당히 고민이 많이 된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를 과거현재미래로 고민하고 관계 밖의 부수적인 영향까지 고려하여 상당히 복합적인 고민 끝에. 결정한다. (그만큼 보통 가기 싫다는 얘기 -_-;;) 오늘은 축하의 마음이 아주 컸지만 그를 뛰어넘을만큼 거리가 멀어서 문제였다. 왕복 6시간. 그리고 또 하나, 정작 축하를 받을 당사자가 축하받는데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6시간을 때려박고도 나는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지난번에 적은 La miserable처럼 나 역시 받아주지도 않을 마음을 들고 간 것이다. 돌아오는 길이 어찌나 억울하던지. 왜 억울했을까. 그는.. La miserable 이 단어가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는 무엇이든 잘하려고하고 모두에게 친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이것 참 피곤하다. 노력을 많이 하는데 잘 안되는 사람 정도면 차라리 낫겠다. 스스로를 무엇이든 잘하고 좋은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탓에 모른다거나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일이 생기면 부서져버리기 때문이다. 그가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까지도 알아야 한다. 땡땡회사에 근무했던 A의 경험을 듣는 중에 그가 땡땡회사에 대해 아는 것을 늘어놓는다. A는 그의 말에 호응해주며 말수를 줄였다. 그는 땡땡회사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고 우리는 여전히 진짜 땡땡회사가 궁금한 채로 자리를 떴다. 물론 그는 땡땡회사를 다닌 적이 없고, 그를 알만큼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땡땡회사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는 질문조차.. 롤모델 롤모델이라기엔 조금 거창하지만 스승다운 스승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던 내 인생에 처음으로 닮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우리 팀장님. 지금은 퇴사하셔서 다른 분이 그 직함을 대신하고 있다. 처음으로 내 인생에 분명한 자국을 남긴 사람이다. 물론 그의 모든 것을 닮고 싶은 것은 아니다. 엉뚱한 곳에서 철없이 굴 때도 있었고 일을 대충처리해서 성가실 때도 있었다. 그의 단점은 보통 같은 직급으로서 함께 일할 때 발현되는 것들이라 과거 그의 동료들은 꽤나 고통받았을 것이다(ㅋㅋ). 하지만 팀장으로서, 리더로서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를 믿었다. 우리가 맡은 일을 알아서 잘 하리라고 믿었고, 자신보다 더 훌륭한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어주었다. 회의를 할 때 그는 의견을 내는 회의참석인원 .. 비닐과 플라스틱 밀폐되는게 좋아서 혹은 보온보냉 효과가 좋아서 텀블러를 쓴 지는 10년도 더 넘었고, 일회용컵을 전혀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텀블러를 쓴지는 1년이 넘었다. 그리고 매장에서 아이스 음료를 마실 때 쓰기 위해 유리빨대를 들고다닌 것도 반년이 넘었다. 플라스틱 컵에 아이스를 가득담아 찰그락 찰그락 소리를 내며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분명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즐거움들이 내가 떠난 후에도 그 모습 그대로 어딘가에 쌓여있다는 것이 다소 소름끼친다. 내가 커피를 사마신 지난 십여년간의 플라스틱컵은 대부분 버려졌을 때의 모습 그대로일 것이다. 단지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사실 일회용을 쓰면 안 된다는 강박이 생기고나서 텀블러를 들고다니려니 무겁다. 그래도 어쩌겠나. 일주일간 일회용잔을 하나도 쓰지 않은.. 변화 내 생애 최고의 팀장이었던 분이 떠나고 새로운 팀장이 왔다. 변화란 언제나 에너지를 요구하고 피로감을 선사하는 법이다. 피로감 뒤에 얻는 것이 있다면 아름답겠지만 열심히 파헤쳐보니 아무것도 아니거나 더 악조건인 경우가 더러 있다. 이번엔 물론 구관이 명관이라는 것이 자명한 상황이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내가 퇴사를 고민할 정도의 악조건만 아니면 되겠다, 싶었다. 악조건은 아니다. 업무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똑똑한 솔루션을 내놓고 문서작업과 같은 실무도 척척 해낸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리는 팀장 자리란 말이다. 실무 내용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주는 사람보다 큰 흐름을 읽고 중요한 것에 힘을 주고 아닌 것은 가벼이 대하는 강약 조절이 필요한 자리, 파트너사 혹은 타팀과의 줄다리기에서 적당히 선을 그을 줄 ..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