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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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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7 ​끝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과 헤어진다는 것. 같이 있어 좋았던 것들과 칼로 베어버리듯 헤어져야 한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또 반대로 하루 빨리 떼버리고 싶은 것들과도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끝이 있다는 것은 오늘의 소중함을 잔잔히 음미하게하고 또 오늘의 고통을 견디게 한다. 네 그래서 제가 지금 소중함과 고됨의 중간에 있고요..
사랑하는 남편의 요리들 ​ 결혼하기 전, 나는 1년에 집에 있는 날이 손에 꼽는 사람이었다. 정말 명절을 포함해 집에 있던 날이 5일이던 해도 있었을 정도. 결혼하고 집순이가 된 건 물론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1-2주에 하루쯤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혼자여도 좋고 남편과 함께여도 좋다. 혼자인 날은 그 조용함과 편안함에 시간마저도 느리게 가는 것 같아 좋고, 남편과 함께 있는 날은 편안한 얼굴의 남편을 보며 뒹굴거릴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가끔 남편이 만들어주는 마법같은 요리를 맛볼 수도 있고. 문득 사랑하는 남편에게 선물받은 따뜻한 요리들을 기록해두어야겠다 싶다. 파스타 시리즈 결혼하고 제일 많이 먹은 음식은 파스타다. 이제는 밖에서 파스타를 사먹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남편의 파스타 실력은 출중하다. 그동안 해준 ..
2016 가을 마지막 날 ​ 아니, 겨울의 첫 날이라고 적어야 하나. 반팔부터 얇은 코트까지 길거리의 옷차림들은 꽤나 혼란스러웠지만 햇살 하나만큼은 논란의 여지없이 백점만점이었던 날. 워낙 바쁜 짝꿍을 둔 탓에 이렇다할 추억거릴 쌓지는 못했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여유롭고 따사로운 주말을 보냈다. 이렇게 욕심을 한 줌 덜고 주말을 보내면 보상이라도 해주듯 시간이 천천히 간다. 천천히 지나가줘서 고마웠어. 가을, 안녕!
낯선 일상 ​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지 3주차에 접어들었다. 평소에 보지 못하던 풍경을 보고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며 보내게 됐다. 넉 달 간의 작은 터널을 통과하면 저 건너편의 길이 보이게 되길.
여행하듯 서울살기 흥분한 표정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띄엄띄엄 태운, 지붕없는 2층 버스를 볼 때마다 괜히 나도 한번 타보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소원을 성취했다. 물론 자발적으로 탄 건 아니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서울 구경을 효율적으로 시켜주려다보니 이 버스의 존재가 딱 생각이 난 거다.​ 처음 생겼을 땐, 2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15,000원이더라! 너무 비싸서 다들 잘 안 탔나보다. 그리고 시티투어버스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름도 워낙 헷갈리게 지어놔서 그냥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것과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걸로 구분해서 머리에 넣었다;; 광화문 출발 버스(http://www.seoulcitybus.com/korean.php)가 노선도 좀 더 다양하고 재밌어보였는데 2층 버스가 없자나^.^ 그래서 동대문 출발 (http://w..
봄의 힘 2 ​​​​​ 주말에 이런 날씨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병가내고 질펀하게 농땡이 부리는 오늘에도 더할 나위없이 좋다. 나무들이 빛이 나네 빛이나!
봄의 힘 ​​​​​​​ 이런 계절이 왔다. 너도 나도 꽃놀이를 가고 모든 피드는 벚꽃 사진으로 도배되는, 하지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꽃의 계절. 이사온 집에서 처음 맞는 봄이다. 사실 집 바로 뒤에 봉화산이 있는데, 이사온지 11개월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올라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우연히 저 멀리 오밀조밀 벚꽃밭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발견했다.!​ 미세먼지 공격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플라워파워는 우리를 밖으로 등떠밀었고 아주 놀라운 풍경을 발견했다..체육공원도 있고 벚꽃길도 있고 주말농장, 놀이터, 배밭도 있다... 날이 더워지기 전에 둘레길도 걸어보고 산정상에도 가보기로 다!짐!했다. (과연)
월요일 미루기 잠실까지 밤마실을 다녀오고서도 아직 월요일을 맞을 준비가 안 됐다.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뤄볼 심산으로 잠들지 않고 있다. 잠을 안 자면 아직 일요일, 잠에서 깨면 월요일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