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나의 하루 (83)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무를 깎아 젓가락으로 쓴다 젓가락만들기 워크숍이 있길래 참가했다. 참가비 2만원에 4시간 동안 진짜 나무를 깎아 완성한다. 나무를 직접 깎는다기에 흙을 만지는 것처럼 자연친화적인(?) 느낌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언제든 손이 찔릴 것만같은 나무의 까실한 속살을 이리저리 도려내야하는 그닥 유쾌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안전상의 이유로 벌목된 뒤 방치되던 나무를 이렇게 쓸모있는 어떤 것으로 만들었다는 점, 판매되는 젓가락처럼 화학물질로 마감하는 게 아니라 직접 생호두를 으깬 기름으로 마감칠을 해 더 안전한 젓가락을 만들었다는 점, 내가 깎아낸 모양대로 결이 드러나는 나만의 젓가락이 되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나무를 곧고 바르게 자르는 일은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고 내겐 흥미로운 일도 아니었기에, 목공, 그러니까.. 카트리지 나는 정기적으로 예쁜 곳에도 가야 하고 무언가 손으로 만드는 것도 해야 하고 혼자 시간도 보내야 하는 복합카트리지를 달고 산다. 소파사기 2 보고보고보다보니 눈이 높아져서 생각보다 비싼걸 샀네 허 이것 참 소파사기 라떼아트 도전기 01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결혼하면서 꾹꾹 고집해서 산 드롱기 아이코나 빈티지 커피머신. 머신에 대해 뭘 알았겠나, 예쁜 디자인과 색감만으로도 낙찰받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정작 그 기능에서 아름다운 머신은 영 시원찮았다. 아마도 머신은 바리스타가 영 시원찮았을거다. 그러다가 유투브에서 나와 동일한 머신으로 카푸치노를 만드는 걸보고 의욕이 불타올랐다.초반에는 이렇게 푸석한 우유거품. 그러다 조금 익숙해져서 조금 더 쫀쫀한 밀크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성공포인트는 머신의 우유 스티머에 끼워진 보조기구(?)를 빼고 뾰쪽한 모양의 스티머를 그냥 쓰는 것. 아트에는 실패한 아쉬움을 가득 찍어 눈코입을 그려보았다.몇 번의 숙련만에 이렇게 쫀쫀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문.. 안녕, 마지막 출근날까지도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헐레벌떡 뛰어나갔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옅게 쌓인 눈이 날 반긴다. 응원이랄까 축하랄까. 그냥 쌓인 눈일 뿐인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속편하게 주어진 일을 정해진 시간 안에 해치우면 되던 생활은 이렇게 또 한 번 막을 내린다. 이번엔 무난한 동료들과 훌륭한 상사를 만난 덕에 밋밋할 정도로 여유롭게 일만 넉넉히 해내며 보냈다.하나가 끝났으니 또 새로운 걸 시작해야 한다. 삶의 기본 원리라는 걸 알면서도 막상 마주하니까 또 도망치고 싶다;;일단 오늘은 한 걸음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하고 감사하자. 잘했어! 시간의 탄성 한가할 때의 시간을 모아 바쁠 때 꺼내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해봤을거다. 나는 요즘 커다란 오크통 열 개를 채워둘 만큼 한가하고 그만큼 이 시간들이 아깝다. 하지만 바쁠 때처럼 시간 사이사이를 꾹꾹 눌러담을 열정은 없다는 점. 뭘해야 조금이라도 유용하게 보낼까, 바쁠 땐 내가 뭘 했나, 생각하다보니 엉뚱한 생각이 든다. 나는 바쁘면 바쁠수록 분초를 쪼개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꾸역꾸역 비집어 넣는데, 반면에 지금처럼 시간이 널널하면 그 널널한 속도에 맞춰 같은 일을 열 배속 느리게 하곤 한다. 혹시 내 시간은 필요에 따라 몸집을 늘이고 줄여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시간은 내가 바쁠 때 양쪽을 꽉 잡아당긴 고무줄처럼 팽팽하게 버티며 내 욕심을 담아주고, 한가할 때는 두 사이즈 큰 티셔츠를 .. 우리동네 콜팝 아파트 단지로 드나드는 길목에 작은 떡볶이집이 있다. 나는 떡볶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에너지를 모아 핫도그를 좋아해서 딱 한 번 사먹은 적이 있는데, 핫도그는 메인 메뉴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매일 떡볶이집 앞을 지나며 몇 개의 핫도그가 쌓여있는지와 할머니가 뭘 하고 계시는지 보곤 한다. 얼마 전, 떡볶이를 꽤 좋아하는 친구가 결혼과 함께 우리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왔는데 그 친구는 이사온 지 두어달 만에 벌써 이 집 떡볶이를 ‘종종’ 사먹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동네 떡볶이 맛이야’ 라며 웃었다. 순간 흠칫했다. ‘동네 떡볶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어서. ‘싸고 양 많고 달다’는 피상적인 표현으로 해석하기에는 무언가 빠진 느낌의 ‘동네’ 떡볶이. 내.. 이전 1 2 3 4 5 6 7 8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