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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나의 하루

La miser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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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어가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는 무엇이든 잘하려고하고 모두에게 친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이것 참 피곤하다. 노력을 많이 하는데 잘 안되는 사람 정도면 차라리 낫겠다. 스스로를 무엇이든 잘하고 좋은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탓에 모른다거나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일이 생기면 부서져버리기 때문이다. 

 

그가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까지도 알아야 한다. 땡땡회사에 근무했던 A의 경험을 듣는 중에 그가 땡땡회사에 대해 아는 것을 늘어놓는다. A는 그의 말에 호응해주며 말수를 줄였다. 그는 땡땡회사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고 우리는 여전히 진짜 땡땡회사가 궁금한 채로 자리를 떴다. 물론 그는 땡땡회사를 다닌 적이 없고, 그를 알만큼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땡땡회사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는 질문조차 나오지 않았다. 누구도 그의 약한 점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한 번은 누군가가 술김에 그가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게 문제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그가 눈물을 터뜨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터뜨렸다는 것은, 사실 그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가 친절하게 건네는 것들에 감사를 표현할 때도 이전보다 조금은 건조하게 대한다. 그가 약간은 서운해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가 나와의 관계를 적당히 평범한 사이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그도 숨막히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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