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있어야 충전이 가능한 나는 오롯이 혼자 보낼 수 있는 이틀의 주말이 특별히 중요하다. 그래서 원치 않는 주말테이커가 발생하면 상당히 고민이 많이 된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를 과거현재미래로 고민하고 관계 밖의 부수적인 영향까지 고려하여 상당히 복합적인 고민 끝에. 결정한다. (그만큼 보통 가기 싫다는 얘기 -_-;;)
오늘은 축하의 마음이 아주 컸지만 그를 뛰어넘을만큼 거리가 멀어서 문제였다. 왕복 6시간. 그리고 또 하나, 정작 축하를 받을 당사자가 축하받는데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6시간을 때려박고도 나는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지난번에 적은 La miserable처럼 나 역시 받아주지도 않을 마음을 들고 간 것이다. 돌아오는 길이 어찌나 억울하던지.
왜 억울했을까. 그는 처음부터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니 오지말라고 했다. 그런데 왜 나는 굳이 갔을까, 그리고 억울해 했을까. 내 안의 학습된 사회화가 그것이 '예의'라고 말했기 때문이었고 반대 상황이었을 때 내가 느낀 고마움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그 놈에 '예의'와 '경험'에 등떠밀린 탓에 억울했다. 나는 가기 싫은 마음을 발목에 묶고 깨지기 쉬운 축하의 마음을 아슬아슬하게 들고 갔다. 그러니 행복할 수가 없었지. 차라리 '됐어. 나는 그래도 축하해줄거야!'라거나 '그래 그럼 난 안 간다~'해버렸다면 얼마나 간단하고 서로(특히 내가) 행복했을까.
올해 가장 멍청한 행동이었다. 무엇이? 내가 마음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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