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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ggio Salvi Tosco 2014 포지오 살비 토스코 2014 ​롯데백화점에서 정가의 1/10 남짓한 가격으로 집어왔다. 떨이인지 맛이 간건지 너무 불안했지만 가격이 유혹적이라 집어오고 말았다. 품종은 산지오베제 100%. 산지는 토스카나로 이탈리아 3대 와인산지(피에몬테, 베네토, 토스카나)에 들어간다. DOCG 등급은 아닌 것 같지만. 스월링과 동시에 산뜻하고 플로럴한 향기가 팍팍 올라온다. 미디엄에서 약간 더 가벼운 바디감, 그러니까 스테이크랑 먹기에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가벼움이었다. 테이블와인으로 마신다면 육류보다 가벼운 음식, 음 토마토 베이스의 파스타 같은 것? 아니면 구운 야채와 버섯?이 좋겠다. 아니면 치즈나 간단한 핑거푸드와 곁들이는 편이 나을 듯하다. 만들었다는 뿌듯함때문에 억지로 상에 올린 꼬막을 무심결에 집어먹었다가 비린내한테 아주..
불쾌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불쾌한 사람들과 인간답게 일하는 법, 니시다 마사키 처세와 관련된 책을 보면 일단 '나'는 정상이고 문제가 없으며 잠재력이 무한한 존재라고 가정한다. 이 책을 처음 발견한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불쾌한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보통 문제이며 그래서 나는 그들과의 평화로운 직장생활을 위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구나. 책이 절반을 넘어가도록 깨닫지 못했다. 작가는 이 책을 불쾌한 사람들을 위해 썼다는 것을. 아마도 이 책을 집어드는 사람들은 'A 과장때문에 짜증나'거나 'B 부장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불쾌해진 사람들일 것이다. 원인은 외부에 있어보이지만 결국 나 역시도 불쾌한 사람인 것이고 불쾌함은 작가의 말대로 전염된다. 그리고 자주 불쾌해지는 사람이라면 (물론 그만큼 강력한 불쾌인자를 가까이 두고 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불쾌함에 대한 ..
종로에서 홍콩여행을 - 종로2가, 초반가 볶음밥 먹을래? 이게 무슨소린가 싶었다. 우린 아직 길 한복판에 서있었고 어디 식당에 앉아 메뉴를 고르는 중도 아니었고 볶음밥(2인)이라고 적힌 것도 아닌데, 볶음밥을 먹을거냐고 물었다. 볶음밥만 파는 곳이 있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거다. 하지만 그런 곳이 이 종로 2가, 나이트 호객꾼들과 혼잡한 떡볶이 노점상들이 어지럽게 섞여있는 이 동네에 하나도 안 어울리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저녁 방문이었고 여기저기 빨갛고 노랗고 파란 네온사인들이 내 홍채를 쥐락펴락하고 있어서 무채색 빛의 이 작은 가게를 보는 순간 탈출구 같은 걸 발견한 기분이었다.앞에는 중국식이라고 붙어있는데 내부는 홍콩 느와르 영화를 찍을 것같았다. 천장이 높고 좁은 직사각형에 여기저기 빼곡히 붙은 홍콩과 중국의 사진과 포스터가 그 분위기..
달콤한 사람들과 - 홍대, 몽 카페 그레고리 ​나는 사교성이 좀 부족한 사람이다. 친구도 잘 못 사귀고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를 식별해내는 눈도 어둡다. 그래서 한동안 친구 목록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는데, 최근에 좋은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 서로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종종 놀려먹고, 각자의 주변에서 일어난 작고 귀여운 사건들에 공감해줬다가도 또 타박도 하는 진짜 친구 말이다. 나는 그저 적당한 거리에서 그들의 '아는 사람'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날 내가 꽤 가까운 친구가 되어있었다. 좋은 사람들이 내게 먼저 다가와준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걸 고르라면, 떡, 빵, 초콜릿이다. 그런데 오늘 이걸 다 먹었다. 그런데도 끝없이 즐겁기만 했다. 프랑스 디저트를 좋아해 불어를 공부하고 프랑스에서 1년을 살다오기까..
광화문, Coffeest 비엔나와 사이공이 유명한 곳. 아주 오래된 곳이고 서울 3대 커피로 꼽히던 곳이다. 그만큼 아주 잘 정돈되어 있는 동시에 연륜이 묻어나는 곳. 공간이 주는 묘한 아늑함에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도 마음이 놓이던 곳. 집 가까이에 이런 공간이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
[홈카페] 클레버 드리퍼 ​핸드드립으로는 도저히 맛있는 커피가 나오지 않아서 클레버 드리퍼를 장만했다. 후기를 보니 다들 균일하고 무난하게 맛있는 커피를 내릴 수 있어서 핸드드립할 때보다 훨씬 좋다고 했다. 다들 나랑 비슷한 손을 가졌나보다.. 나 뜨개질도 잘 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데 왜 커피는 이렇게 못내려? (무슨상관) 아무튼 나 역시 후기와 백프로 싱크되어 클레버 드리퍼를 찬양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진지하게 내 핸드드립 칼리타 드리퍼 버릴거야...찾아본 추출 방법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테라로사가 알려준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는 무난하고 일반적인 방법이고 또 하나는 이름날린 바리스타가 내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전기포트로 물을 끓이는 나는 물 온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두 번째 방법은 꽤 ..
[과자] 동물모양 우유과자 ​​ 분유맛이 나는 귀여운 과자. 홈플러스에서 한 다발로 3,000원. 아무도 안 사가던데 내가 가서 다 쓸어오리라!
Montes classic reserva Merlot 2014 ​​​ 그간 와인을 마셔본 후에 테이스팅 노트를 찾아보면 스파이시하다는 표현을 간간히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잘 못 느꼈더랬지. 그런데 홍수몬한테 한 방 맞은 것만큼 스파이시한 와인을 만났다. 아직도 비강이 얼얼한 기분이다. 메를로라고해서 조금 부드러운 맛을 기대하고 샥슈카를 준비했는데, 뭐 대실패까지는 아니지만 미스매치다. 예상치 못한 맛에 어디에 매칭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제일 만만한 안심스테이크에 붙였으나 또 한 번 미스매치.! 그런데 이 마지막 옵션이었던 채끝 스테이크와는 아주 부드러운 궁합을 보여줬다. 아마도 채끝의 기름기와 염도 강한 소금의 조합이 이 와인과도 어울렸던 모양이다. 하지만 제일 무난한 궁합은 짜거나 매운 음식일 것 같다. 몬테스는 알파시리즈만 괜찮은건가? 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