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89) 썸네일형 리스트형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샤도네이 트러플오일이 뿌려진 짜파게티와 도토리전과 환상궁합이었다. 진한 컬러와 녹진한 피니시가 인상적이었음.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어딘가 불편하게만 느껴졌던 오늘날의 시스템을 명쾌하게 풀어줬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 줄 모르고 어디가 아파도 그 원인조차 진단하지 못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처음 듣는 병명을 대고 그에 필요한 상품을 또 판매한다. 상품은 몽땅 만들어 단가를 낮추고, 많은 사람이 이미 갖고 있지만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사도록 (광고로) 강요하고, 남는 재고는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해친다. 쓸모있고 아름다운 물건 하나를 만들어 오래 쓰는 것은 현명하다기보다 구닥다리로 취급받는다. 어딘가에 고용되지 않으면 가치를 증명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타인이, 전문가가, 그들이 만든 증명서가 나의 가치를 종이에 적어줘야 나는 비로소 쓸모있는 사람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주체성을 갖고 살고.. Maorou 2011 맞아요, 패키지때문에 샀어요. 그런데 진짜 기대이상이었던 와인이다. 프랑스 랑그독 와인이고 시라, 그르나슈, 까리냥이 블랜딩된 와인. 스파이스가 강하지 않았고 바디감이 가벼운 편이었으며 뜬금없지만 꽤 잔당감도 있었다. 족발과 아주 좋은 궁합이었다. 실수로 청양고추를 먹고 마셨더니 단맛밖에 안나서 역시 와인은 재밌다고 생각했고. 흠, 사실 이 날 정말 역대급으로 기운이 쭉쭉 빠졌던 날이라 저녁까지 맛없으면 울 것 같았는데 다행히 족발도 맛있고 와인도 맛있고 마리아주도 좋아서 울지는 않았다. Kim Crawford Sauvignon Blanc Marlborough 2016, 킴 크로포드 쇼비뇽블랑 말보로 2016 와 신선하다. 쇼비뇽블랑은 예전에 클라우디베이를 마신 것을 끝으로 한 번도 골라보지 않았는데 킴 크로포드가 쇼비뇽블랑으로 단단히 입지를 굳힌 것 같아 궁금증이 일었다. 아이고. 스크류 마개를 돌려 열고선 무의식 중에 코를 가까이 가져갔는데, 어디서 풍선껌 냄새가 진동하는게 아닌가. 너무 신기해서 선 채로 잔에 따라 스월링했다. 청포도 청사과 풍선껌 같은 상큼하고 시원하고 약간의 달짝지근함을 곁들인 발랄한 노트가 폭발한다. 봄철 딸기가 밋밋하고 둔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기절 진짜. 첫 맛에 쇼비뇽블랑다운 톡 쏘는 맛이 있고 약간의 씁쓸함, 달짝지근한 여운이 뒤따른다. 이런 독보적인 캐릭터는 뭐랑 먹어야 맛있으려나. 그냥 이렇게 단독으로 마셔도 엄청 재밌긴 하겠다. Regaleali bianco Sicilia 2014 레갈레알리 비앙코 시칠리아 2014 홈플러스 와인장터에서 줍줍. 14,500원 정도 였는데 어플로 찾아보니 세일중이던 와인 중에 제일 평이 좋아보여서 주웠다. 조개랑 어울린다고 어플에서 ^^^ 뻥을 치는 바람에 포장해온 모듬롤? 과 매칭. 고등어초밥에는 아주 비린맛을 제대로 살려주는 효과까지. 와사비, 간장과는 괜찮았는데 조개도 생선도 영 아니었다. 따로 먹어야 맛있는 에피타이저를 치우고 (이 날 둘 다 먹신이 들려서) 다진 고기를 듬뿍 넣고 고춧가루도 살짝 가미한 짜왕도 하나 끓였는데, 짜왕과는 완벽매치! 마지막 디저트로 딸기와 녹차케이크를 먹었는데 (와.. 나님에게 감탄...) 그때쯤엔 와인이 완전히 풀어져서 단맛이 강하게 올라와 거의 디저트 와인이 되었다. 11-13도 정도가 무난한 서빙온도인 것 같고, 반드시 마시기 전에 브리딩.. Kendall jackson chardonnay vintner's reserve 2014 캔달잭슨 샤도네이 2014 컬러만큼이나 진하고 찐득하다. 잔에 담은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게 한스러운데, 아주 진한 골드빛 샤도네이였다. 색깔만 본다면 아이스와인을 떠올릴 정도로 진하다. 화이트 와인에서도 이만한 풀바디가 가능하다는 점이 신선했고 진한 색깔만큼 마우스필도 아주 밀도있었다. 약간의 리듬을 만들어줄 정도의 산미와 프루티함이 있고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 독특한 향도 있었는데 (아마도 버터리한 오크향?) 그건 다음에 다시 마셔보면서 파헤치기로...꿀을 살짝 섞은 발사믹을 드레싱으로 뿌린 샐러드와 좋은 조합을 보여줬다. 욕심을 부리느라 버섯 새우 토마토 루꼴라 뭐 전부 다 넣었는데 역시나 새우와 제일 잘 어울렸다. Trapiche Oakcask Malbec 2015 트라피체 오크캐스크 말벡 2015 홈플러스에서 아주 잠깐 초특가로 풀렸던 스테디셀러 트라피체 오크캐스크 말벡이다. 옆에 놓인 빈야드는 몇주째 그대로 세일을 하던데 오크캐스크만 며칠 반짝 세일을 하고는 노란 딱지가 사라졌다. 아르헨티나 와인이 말벡이 괜찮기로 유명하다고 하고 요즘 레드도 곧잘 마시고 있어서 골랐다. 진하고 축축한 숲향, 오크향이 났고 텍스쳐도 아주 부드러웠다. 페퍼론치노로 매운 맛을 내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생크림과 우유로 크리미하게 만든 홈메이드 투움바에 곁들였는데, 나는 나름 서로의 맛을 방해하지 않는 방식의 조화가 괜찮다고 생각했고, 짝꿍은 한 모금만에 '안 어울리네' 라고 했다. 난 아직도 괜찮은데 난 또 그렇게 먹을건데 ㅇ.ㅇ [과자] 티카칩스 칩 중에 제일 적당히 바삭하고 짜지 않고 기름없는, 가격빼고 모든 것이 사랑스러운 칩. 다만 난 고구마칩을 안 좋아하는데 고구마가 너무 많다. 안 좋아해서 괜히 더 많이 들어있는 기분. 하핫.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