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89) 썸네일형 리스트형 라떼아트 도전기 01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결혼하면서 꾹꾹 고집해서 산 드롱기 아이코나 빈티지 커피머신. 머신에 대해 뭘 알았겠나, 예쁜 디자인과 색감만으로도 낙찰받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정작 그 기능에서 아름다운 머신은 영 시원찮았다. 아마도 머신은 바리스타가 영 시원찮았을거다. 그러다가 유투브에서 나와 동일한 머신으로 카푸치노를 만드는 걸보고 의욕이 불타올랐다.초반에는 이렇게 푸석한 우유거품. 그러다 조금 익숙해져서 조금 더 쫀쫀한 밀크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성공포인트는 머신의 우유 스티머에 끼워진 보조기구(?)를 빼고 뾰쪽한 모양의 스티머를 그냥 쓰는 것. 아트에는 실패한 아쉬움을 가득 찍어 눈코입을 그려보았다.몇 번의 숙련만에 이렇게 쫀쫀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문.. Champagne Marc Hebrart, Blanc de Blancs Premier Cru, Brut, NV 나의 유일한 와인메이트와 함께 보낸 평일 오후. 와인을 빠삭히 아는 친구덕에 재배부터 양조까지 직접하는 이런 소규모 생산자의 와인도 맛보게 되었다. 일단 버블 자체가 아주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경망스럽지 않았다. 입에 무는 순간 부드럽게 거품으로 번져버린다. 으아. 단맛으로 시작해 선명한 산미가 고개를 잠깐 들이밀었다가 크게 미련남기지 않고 떠나버리는 피니시;; 누군가는 날카로운 산미라고 표현했던데 이보다 날카로운 와인들이 넘쳐나서 그런지 날카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생각없이 주문한 치즈플래터가 너무 조미 스타일이라 어울리지 않아 충분히 음미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콜키지 프리를 찾고 싶었지만 실패하여 병당 2만원인 서촌의 유로구르메에 갔다. 둘 다 이 음식점의 라자냐에 크게 실망한 경험이 있.. 언제나 훌륭해 - 삼선동, 지구당 신사동 지구당의 분점. 대체 왜 여기에 내셨는지 모르겠지만, 줄도 없고 가격도 공간도 너무 멋지기 때문에 종종 들르게 된다. 그래도 지리적으로... 화이팅해드리고 싶다.. 없어지면 안대여.. Montes Alpha Carmenere 2013 - 제육볶음과 환상궁합 아 그간 그 얼마나 많은 포도가 낭비되었는가. 기본부터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내 식탁에서도 마리아주를!'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나는, 결국 검색을 했다. (먼산)그리고 알게된 건, 몬테스의 국민 마리아주 프로젝트. 몬테스의 와인과 찰떡궁합인 우리나라 음식을 매칭시킨 이벤트였는데, 그 음식이란게 순대볶음, 족발, 제육볶음, 불고기 등이었다. 이벤트 후에 가장 큰 반응이 나온 건, 족발과 시라 syrah 인 것 같았지만, 우리집 요리사가 제일 잘하는 게 제육볶음이니까 제육볶음과 매칭되었던 까르미네르 carmenere로 골랐다. 같은 제육볶음이라도 고추장맛이 강할 수도 있고 단 맛이 강할 수도 있기 때문에 까딱 안 어울리는 제육볶음이 나올까봐 내심 긴장했다. 물론 난 긴장만 하고 요리는 요리사가.. 결론은.. 원두를 사세요! - 청담, devastate 카페를 헤집고 다닌게 벌써 10년은 족히 넘었고 스타벅스에 입덕하던 때부터 카운트하면 15년차쯤 되는 것 같다. 그것도 주 7일제로 카페발굴을 다녔으니 이제는 간판의 타이포만 봐도 커피맛을 대강 때려맞출 수 있는 경지다. 물론 내가 파고다닌 카페는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을 아우르는 커피 중심의 카페들이다. 디저트는 알못.. 어쨌든 엉뚱한 평가법이지만 그간의 연구결과ㅋㅋ에 따르면 커피가 맛있는 카페들은 간판부터 인테리어, 흘러나오는 음악, 복장까지 일관된 색깔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극단적인 예를 들면, 그 색깔이 고즈넉한 경우에 핸드드립이 맛있고 세련되고 선명하면 에스프레소에 강한 경우가 있겠다. 아마도 커피의 색깔이 확실하면 줄지어 카페의 아이덴티티와 분위기도 깔끔히 노선 정리가 되.. 가장 추운 날의 짧은 여행 - 원주, Bistro Soro 꽤 옛날부터 가보고 싶어 리스트에 넣어둔 식당이다. 기회가 없었다기보단 식당 하나를 보고 원주까지 선뜻 가기가 쉽지 않아 지금까지 미뤄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추워서 이불밖이 피지컬리 위험하다는 주말에 원주행 버스를 올라탔다.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무작정 전화를 걸어 저녁에 빈 자리가 있는지 물었고 다행히 6시와 7시 중에 고를 수 있었다.비스트로 소로를 운영하시는 분은 텀블벅에서 후원을 받아 프로방스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그 여행 기록으로 책도 내고, 한동안은 여행지에서 공수해온 재료들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으. 그때 왔어야 했는데. 난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만 누르며 수동적인 팔로잉을 하고 있는데, 멋들어진 스텝밀(사실 혼자 하시지만)과 메뉴 사진을 보며 소로에 대한 환상이 자.. 합정에서 - 명동, Luft coffee 25년 간 살던 홍대를 떠난지 어언 2년. 홍대 앞은 여전히 내 고향이고 고향을 중심으로 멀게는 합정, 망원, 이대 언저리까지 여전히 심리적으로 내 동네다. 워낙 빨리 바뀌는 동네라 몇 주만 안 가도 바뀐 가게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는데, 그 변화는 내게 원인 모를 박탈감 같은 것을 남긴다. 그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알던 내가 뒷북을 치는 게 스스로 싫은 건가 싶기도 하도. 루프트는 합정동에서 한동안 꽤 핫했다.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찾아간 적이 있는데, 만석이라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홍대 앞에 살았다면 다음날에 혹은 다음에 지나갈 때 혹은 다음에 누구 만날 때 다시 오지 뭐, 했을텐데. 발걸음을 돌린 그 날 이후로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랬던 루프트가 내 주말 루틴 동선에 딱 맞게 지점을 냈다. .. Freixenet Cordon Negro Cava Brut NV 프레시넷 꼬든 니그로 까바 브뤼 자, 대실패를 기록한 마리아주의 날 되시겠다^^^ 일단 프레시넷 꼬든 니그로 까바 브뤼는 아주 대중적이고 가성비가 훌륭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스페인 정통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까바라고 부르고 프레시넷은 이 까바의 아버지같은 존재라고 한다. 대단히 힘차게 올라오는 것도 그렇다고 나긋나긋 잘게 부서지는 것도 아닌 딱 적당한 정도의 버블감이었다. 그리고 나는 잘고 부드러운 버블감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한박자 늦게 산미가 확 퍼진다. 그리고 피니시가 길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에피타이저 와인이나 해산물 샐러드 정도에나 어울린다는 말..오늘 내가 사온 안주들은: 새우아보카도샐러드, 토마토치즈오븐스파게티, 리스토란테 에오에서 사온... 이름은 잊은 요리.. 이 요..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