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늘집은 15분 타임리밋이 걸렸다. 느긋하게 대화 나누면서 식사를 해도 30~40분이면 될텐데 늘 체할 듯이 급해서 아쉬운 그늘집.
티오프전에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파스타 먹은 것을 기억하시는지? 티오프 전에 들른 포천힐스CC 식당은 다른 클럽하우스 식당에 비해서 메뉴의 종류도 장르도 다양해서 당연히 그늘집도 다양할 줄 알았는데. 메뉴는 딱 두가지란다. 냉채편육과 파닭. 튀김류가 좀 더 안전할 것 같아서 파닭을 골랐다.
15분 타임리밋때문에 이것저것 사진을 찍진 못했는데, 치킨 튀김이 두 종류를 섞어서 나온다. 맛은 그냥 평범한..냉동제품 튀긴 맛.
후반전은 캐슬코스다. 전반전으로 돌았던 팰리스코스와 특별히 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에 열심히 찍어온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나 쭉 붙인다.
아 참 참 여기 재미있었던 파3홀이다.
여기가 티샷하는 곳인데 ㅋㅋㅋㅋㅋㅋ 그린이 어디있냐면
티박스에 올라서야 저어어어어기 골짜기 너머에 그린이 보인다. 거리가 넉넉히 나는 사람들도 순간 긴장하게 만드는 홀!
다행히 나를 포함해서 모두 무사히 건너갔다 ㅋㅋ 이동합서~~
포천힐스CC 캐슬코스도 팰리스코스처럼 잔디를 안 깎는 중^^....... 페어웨이가 어디야 찾을 수가 없네
마지막 홀이었나 그 전홀이었나 아주 가늘고 귀여운 워터해저드가 있는데요 예 빠집니다
이 날은 지난번 클럽모우 라운딩만큼 즐겁지 않았다. 즐겁지 않은 데는 점수가 잘 나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캐디도 한몫했다. 지금까지 만나본 캐디분중에 제일 제대로된 조언을 해주는 분이었고 공도 잘 치는 분인 것 같았다. 그러니 딱 봐도 골린이인 나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레슨을 받으러 여기 온게 아니라 신나고 즐겁게 명랑골프를 하러 왔다는거다. 다 맞는 말이니까 그냥 듣지 뭐~하고 놔뒀는데 뒤로 갈수록 조언은 과해졌고 나는 어깨와 발, 무게중심 같은 것을 신경쓰느라 점점 경직되어서 라운딩을 즐기지 못하게 됐다.
돌아와서 내가 '진짜' 레슨을 받고 있는 레슨프로에게 캐디분들이 피드백을 멈추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원래 한국사람들이 훈수두는 걸 좋아한다면서 그냥 네~하고 무시하고 내 할 것만 하면 된다는 단순하고도 명료한 답변을 해줬다. 나 역시 내가 골린이라는 생각에, 배울게 많다는 생각에, 주변에서 들리는 모든 것을 지나치게 경청했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필요하지 않은 타이밍에 하면 쓸모가 없는 법이다. 캐디의 첨예한 조언들이 맞는 말이긴했지만, 잘 치는 것보다 즐겁게 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하고 라운딩에 나온 나에겐 쓸모없는 맞는 말이었던 셈.
나처럼 라운딩 경험이 몇 번 없는 초보골퍼가 라운딩을 앞두고 이 글을 본다면, 캐디나 동반자들이 어떤 훈수를 두건 본인이 신경쓰기로 한 부분만 신경쓰면서 '잘 치려고 하지말고 즐겁게' 치고 오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
그리고 이 날! ㅋㅋㅋ 더카트골프 볼파우치랑 말본볼마커 알차게 쓰고 왔다 ㅋㅋㅋ 파우치가 무거운 건 둘째치고 생각보다 공 꺼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고민이다. 원랜 주로 바지주머니에 공을 넣고 다녀서 멀리건 받으면 바로 잽싸게 샥 꺼내면 그만이었는데. 이건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볼파우치를 잡아서~ 지퍼를 열어서~ 공을 꺼내고~ 벨트에 끼우는 형태인 걸 살 걸 그랬나...
볼파우치 디테일 궁금하시면 여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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