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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나의 하루

귀가 먹먹해졌다 - 메니에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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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를 잘 해서 다시 약을 먹지 말자던 나의 다짐은 자극적인 음식들과 와인메모게시판에 올라온 수많은 막걸리와 함께 처참히 부서졌다.

지난 번 글 참고🔻

귀에서 삐소리가 난다 - 메니에르병

잠을 자려고 누우면 왼쪽 귀에서 삐소리가, 그것도 아주 가느다랗게 삐이이하는 소리가 들렸다. 기분탓인가 아니면 너무 조용해서 그러나? 하고 생각할 만큼 작는 소리였다. 이렇게 아주 미세하

milkbiscuit.tistory.com




나는 대학병원에 진출하고 말았다.

지금 내 증상은 양쪽 귀 모두에서 삐 소리가 나는 것, 왼쪽 귀에 먹먹한 증상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반만 먹먹하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귀가 꽉 막히면서 압력이 느껴지는 것같은 종류의 먹먹함인 건 맞는데, 그게 절반만. 이 증상은 하루이틀에 한 두번씩 일어났다. 지속시간은 대충 5~10초였던 것 같다. 귀가 먹먹하거나 어지럽지 않았는지를 매주 물었던 의사선생님 덕분에 나는 금방 알았다. 내 병이 진행되고 있구나.

이번엔 대학병원으로 갔다. 어차피 장기치료가 될테니까 기왕에 치료받는거 믿을만한 3차병원으로 가자.

이명에 대한 나의 심리상태를 답하는 설문지

이명은 특정 영양소(마그네슘, 아연, 비타민BCD)가 부족해서 생기기도하고, 몸의 다른 부분(간, 갑상선, 드물게 뇌 등)에 문제가 있어서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피를 다섯통이나 뽑았다. 그리고 당연히, 귀의 문제일 수 있으니 전정기관검사, 청력검사, 청신경과 달팽이관 검사를 했다.

전정기관검사는 앉아서 귀에 이어폰 같은 것을 끼우고 가만히 있으면 된다. 소리도 나고 압력도 생겼다가 말다가 한다. 이건 고막과 청각세포들이 잘 기능하는지를 보는 검사라고 한다.

청력검사는 헤드폰을 쓰고 소리가 들리면 손에 든 버튼을 누르는 검사다. 읽어주는 단어를 그대로 따라 말하는 검사도 있다.

여기서 청신경 검사를 했다

마지막으로는 청신경과 달팽이관 압력검사를 했다. 이 검사는 한 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검사였다. 이마와 귀 뒤에 전선이 달린 패치를 붙이고 귀에는 이어폰 같은 걸 꽂는다. 잠을 자는 것처럼 가만히 편안하게 있어야한다. 청신경이 잘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거라고 한다.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시작했는데 뇌신경센터까지 오다니..


결론은 메니에르병의 발병초기로 진단된다는 것이다. 저주파대에서 청력이 감퇴된 상태고, 양쪽귀 모두에서 진행되고 있다. 달팽이관의 림프액 압력이 높아서 저주파대를 듣지 못하는 것이다.

내 경우에 다행인 것은 이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 제출한 설문지 결과에 따르면 나는 이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이게 왜 생겼을까? 어떻게 해야 없앨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의 관점에서 이명을 대하고 있다고 한다. 나랑 비슷한 관점을 가진 환자들은 이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 자연적으로 이명이 사라지기도 한단다. (읭?) 그럼 나도 자연히 치유된다는 80%의 초기발병자들에 낄 수 있을까..?

아 그리고 진짜 웃긴거. 네이버 지식백과에 메니에르병으로 검색해서 나온 지식백과 내용이랑 모든게 똑같다는 거다. 초기발병인 나의 증상, 검사들, 치료법까지. 나도 술은 끊고, 커피와 염분은 지금보다 확 줄이도록 권고받았다.


나 : 선생님 저는 원래 짜게 먹지도 않고 커피도 하루에 한잔만 먹고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는데요(이건 조금 거짓말)
닥터 : 소금을 털어먹고 커피를 열잔씩 마셔도 안 걸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환자분은 아니니까 뭐라도 줄여야 나을 수 있어요.
나 : 아??!!!

하지만 술, 염분, 카페인이 귀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지 원인이라는 말은 아니다. 메니에르병의 원인은 불명확하기 때문에 그냥 몸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귀에도 도움이 되도록 말이다.

앞으로 3개월간 약물 치료를 받게 됐다. 림프액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귀에 피가 잘 가도록 혈관을 확장해주는 약(아미로 정)과 수분을 배출해주는 이뇨제(다이크로짇 벙)를 처방받았다. 그 전에 동네병원에서도 처방해줬던 메니에르 치료약(유턴 정)도 있다. 라푸티딘은 위장보호약이다. 아침과 저녁에만 먹는다. 하루에 두 번만 먹는 약이니까 이상적으로는 12시간 간격으로 먹는게 좋다.


내 상태에서 호전여부를 알 수 있는 지표는 저주파청력이다. 그래서 한 달 뒤에 청력검사를 다시 받게 된다. 하지만 다음 달에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약을 끊고 치료를 중단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메니에르병은 좋아졌다가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병이고 쉽게 재발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약물 치료을 일정기간 이상 꾸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래도 호전되면 약은 좀 줄어들겠지?


귀야! 내가 금방 퇴사할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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