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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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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표선 시골친구 - 해비치CC랑 묶어서 저장한다. 제주를 이렇게나 자주 오는데도 막상 찐 맛집으로 꼽을 만한 집은 별로 찾지 못했다. 제주에 기대하는 맛집은 청담처럼 화려하고 대단한 식재료를 쓰는 식당이 아니라 외할머니가 해주시는 밥상처럼 소박하더라도 건강하고 옹골찬 밥상이다. 드디어 그런 집을 찾았다. 메뉴는 '더덕구이'. 이런 물 주면 신뢰감 생기는거 알죠. 결명자차입니다. 상추도 어디서 금방 따온 것처럼 싱싱하고, 편마늘도 아직 표면이 마르지 않은 촉촉한 상태. 짝꿍은 오이소박이 먹고 눈돌아갔다. 직접 키운 더덕으로 돌솥비빔밥과 더덕구이 정식을 판매한다. 더덕구이 정식은 더덕반과 삼겹살반이 함께 양념으로 조리되어 나온다. 엄청 실한 더덕 반찬도 모두 신선하고 맛있고 식당내부도 깨끗하고 가격까지 좋다. 더덕이 제주 특산품도 아니고 바다에서 나는 것도..
제주 풍로 - 흑돼지도 근고기말고 오마카세로! 서울에서 돼지고기를 먹으면 삼겹살 말고도 다양한 음식을 떠올리게 되는데 왜 제주에만 오면 흑돼지 근고기가 아닌 다른 돼지고기 요리를 생각해내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제주에 오면 왜 한 번은 흑돼지를 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거 초등학교때 수학여행에서부터 이식된 개념인거 아닌지...? 제주니까 흑돼지는 먹고 싶고. 구워먹는 근고기 고깃집을 또 가기는 지겹고. 그러다가 돼지고기로 코스요리처럼 오마카세를 해준다는 식당을 알게 됐다. 그게 오늘 소개할, 제주 서귀포에 있는 풍로다. 제주 풍로는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했고 오후 4시 6시 8시 중에 고를 수 있다. 아니 고를 수 없다. 제주 풍로는 다찌형태로 꾸며진 아주 작은 식당이라 2인은 5팀 정도, 3인 이상은 2팀정도 밖에 못 받는 것 ..
군자, 보난자 커피 - 베를린에서 온 부드러운 커피를! 군자에 생각보다 괜찮은 식당과 카페가 많다는 것을 아시나요. 요즘에 계속 군자쪽에 있는 곳들을 발굴하는 것 같다. 군자의 발전가능성을 요약이라도 하듯 베를린에서 날아온 '보난자 커피'가 정식매장을 오픈했다. 보난자의 커피가 이번에 아예 처음으로 들어온건 아니다. 그동안은 한남 mtl에서 보난자커피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도 간판부터 쩌렁쩌렁 보난자라고 써있으니까 더 가보고 싶잖아. 메뉴 사진을 찍어오는 건 깜빡했다. 디저트로는 바바 오 카페를 먹어봤는데, 럼이 생각보다 강하게 들어가 있었고 묘하게 어린이감기약맛이 나는... 크림은 맛있었다.. 다음에 가면 이 오픈 샌드위치를 먹어봐야겠다. 주문을 하면 진동벨을 준다. 뭔가 블루보틀처럼 이름을 부르거나 숫자를 부르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택할 줄 알았는데....
앤트러사이트 서교점 - 쉼과 여유를 채우는 곳 앤트러사이트 서교점은 대화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작은 정원을 바라보며 앉아 다같이 말없이 사색하는 곳이라고 들었다. 창밖을 즐기려면 해가 지기 전에 와야한다. 아아 벌써 정원의 나무들이 멋스럽다. 정원 자리에 테이블을 놓을 수도 있었을텐데 정원을 정원답게 두기로 한 결정이 정말 멋스럽다. 자리를 정해야 주문을 할 수 있다기에 3개 층을 열심히 둘러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랐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꽤 있어서 사진은 못 찍었다. 앤트러사이트야 뭐 한두 번 오나. 취향대로 주문을 하고 자리로 돌아가면 커피를 가져다 주신다. 커피와 함께 온 작은 쪽지에는 고요한 공간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대화는 조용하게 해달라고. 안타깝게도 내가 선택한 자리는 층 전체의 울림이 커서 다른..
평창동, 더피아노 카페 - 북한산 뷰 전문점 평창동의 고급주택들 사이사이 구불구불 오르고 올라 도착했다. 무의식적으로 계단을 오르려다보니 더피아노카페입구 ➡️ 가 여기저기 열심히 붙어있다. ㅋㅋㅋ 계단 뒷편으로 들어가본다. 더피아노카페는 애초에 위치가 평창동 주택가다보니 주차가 쉽지 않다. 형광색 주차안내 조끼를 입으신 분들이 계시길래 발렛이 가능한건가 싶었는데 도로변 주차를 안내해준다(?) 그리고 입구에는 주차단속으로 인한 과태료와 범칙금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그리고 보통 뷰가 좋고 야외인 카페들은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많은 편인데, 여긴 노키즈존이었다. 빈번한 안전사고가 발생해서 노키즈존으로 변경했다는 설명이 적혀있는 것을 보니 예전에는 연령제한이 없었는데 높은 계단과 낮은 난간때문에 사고가 많았나보다. 더피아노카페 운영시간은 11시부터 1..
포시즌스호텔 서울, 찰스H바 - 사람들이 바를 찾는 이유가 이런걸까 이 전에도 한바탕 포스팅한 적이 있는 찰스H바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예약을 안 하고 방문했기 때문에 다섯시 반에 호다다닥 카운터에 갔더니 6시부터 오픈이라고. 어쩔 수 없이 정말 어쩔 수 없이 1층 마루에서 커피에 디저트를 먼저 뿌시기로 한다. 뿌시기로 한 이상 제대로 뿌신다... 커피 2잔에 케이크 3개를 고를 수 있는 세트(64,000원)였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스트로베리쇼트케이크, 헤이즐넛 롤..뭐였고, 레몬타르트다. 상콤달콤고소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면서 선정했다구요. 기본적으로 포시즌스의 디저트는 수준급이기 때문에 모두 엄청나게 맛있었다. 쇼트케이크는 정말 부드럽고 과일과 생크림의 당도나 과육의 크기 같은 것까지도 뭐하나 거슬릴게 없었다. 무스 수준으로 부드러운게 인상깊었다. 가운데 헤이즐넛 슈..
죽전, 목구멍 용인점 - 솥뚜껑삼겹살에 미나리 미쳤다 이름에서 벌써 프랜차이즈란걸 알 수 있죠. 솥뚜껑 삼겹살과 미나리로 이름을 날린 목구멍의 본점은 무려 거제. 지금은 90개의 지점을 거느린 대단한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상호명이 너무 강렬해.. 일요일 여섯시쯤이었는데 앞에 2-3팀이 있었다. 하지만 메뉴가 삼겹살이라 그런지 회전이 좋지 않아서 30분 넘게 기다렸다. 손잡이까지 있는 솥뚜껑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집에서 무쇠팬을 써보니까 솥뚜껑이 고기굽는데 좋을 수밖에 없다. 단, 예열이 잘 되어야 한다. 아직 예열되려면 한참 남았는데 기름칠했다고 걍 고기를 올려줬다. 처음에 고기 막 달라붙고 난리남.. 예열이 잘 되어야 고기가 슝슝 돌아다니는데 말이다! 하지만 조금 일찍 불판에 올렸어도 맛있게 익는덴 별 문제가 없다는거... 고기가 익는 동안 메뉴판 본..
제주 해비치호텔 06 - 잔디와 조경에 매우 진심 농담이 아니다. 해비치호텔은 진짜 잔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님 뭐 현대차 높으신 분 중에 누가 잔디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걸 수도 있겠고. 해비치호텔은 호텔보다 골프장이 먼저 생겼고 또 명성이 있는 골프장이니 호텔도 그에 걸맞는 관리를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호텔 잔디에, 더불어 조경에도 매우매우 진심이다. 아래 보이는 것은 해비치 호텔의 오션뷰 라인이다. 이 앞으로 잔디가 쫙 깔려있다. 물론 돌로 만든 작은 오솔길이 따로 나았지만 엄청난 비중의 잔디밭이 있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잔디를 밟지 마세요' 라거나 '잔디보호' 같은 팻말이 없다. 호텔을 등지고 바다쪽을 보면 이런 느낌이다. 사진만 봐도 대강 감이 오겠지만 잔디가 진짜 엄청나게 촘촘하다. 잔디 위에서 괜히 맨몸 스윙을 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