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의 날씨는 정말 종잡을 수 없어라. 갑자기 아침에 엄청나게 비가 쏟아졌다. 라운딩 취소 당하는 건가 고민하며 골프장으로 이동. 기사님이 해비치CC가 한라산 중산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날씨가 굉장히 오락가락한다고 비가 계속 오지는 않을거라고 하신다. 서울 촌뜨기는 그 말을 믿기에 믿음이 부족하였으나...
그리고 갑자기 비가 마법처럼 그치더니 이런 뷰가 펼쳐졌다. 아래 사진 두장은 레이크코스에 가기 전에 돌았던 밸리코스 사진. 너무 예뻐서 슬쩍 추가해본다. 아니 정말 하늘 무슨일이야, 방금까지 하늘 뚫을 듯이 비가 왔다니까요 정말?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곳은 레이크 코스다. 말그대로 물이 많은 코스. 그래서 공을 많이 준비하셔야 한다. 오늘은 캐디가 있어서 빨리빨리 플레이하느라 공을 더 못 찾은 것도 있지만, 물에 빠지기도 많이 빠졌다. 골린이에겐 워터해저드로 범벅인 코스지만 해비치CC에서 가장 예쁜 코스라서 방송 촬영하면 레이크 코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아침에 비가 오거나 안내가 짙어서 잘 보이지 않으면 이렇게 화살표를 땅에 놔준다고 한다. 이 방향대로 치면 캐디 분들은 대충 공이 어디쯤 갔는지 추측할 수 있다고. 아니 근데 화살표를 땅에 놔줘야 할 만큼 안 보이는 데도 라운딩을 한다고?
날씨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레이크코스는 뭔가 더 평화로운 분위기다. 물 위에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들도 많이 있었고 물 밖에서 떼를 지어 쉬고 있는 오리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코스에서 새소리가 엄청 많이 난다. 공을 칠 때는 거기에 집중하느라 잘 모르는데 나중에 촬영한 영상들을 보면 스피커로 틀어놨나 싶을 만큼 끊임없이 듣기 좋은 새소리가 들리고 있었던 걸 확인할 수 있다. 참! 까마귀! 까마귀도 많다! 까마귀는 모든 코스에서 볼 수 있었는데, 카트를 뒤져서 음식이나 작은 물건을 물고 날아가버린다고 한다. 우리도 한 번 털릴 뻔 했으니 노캐디 플레이때 특히 주의하도록!
레이크코스도 아직 에어레이션 전이라서 폭닥폭닥 도톰한 잔디였다. 아직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지 못한 땅이 얼룩덜룩하다. 군데군데 잔디가 패인 자국들도 많이 발견된다.
구름이 많아지니까 갑자기 상당히 스산해졌다. 레이크코스는 초반보다 후반부에 워터해저드가 더 많이 등장한다.
워터해저드가 없다? 그럼 짤없이 벙커가 있다.
아일랜드 홀도 있음.
끝까지 맑은 날씨가 계속 됐다면 뷰가 더 예뻤을텐데 조금 아쉽군. 빨리 실력이 늘어서 여유가 생기면, 사진도 많이 찍고 새소리도 현장에서 들을 수 있게 되려나. 골린이의 길은 멀고도 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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