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솔라시도cc를 다녀온 뒤로 다음 골프여행은 제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확실히 남해 골프장은 뷰도 달랐고 여행처럼 느껴져서 내 기분도 두 배로 좋았으니까. 제주도로 가면 4배쯤 좋을거야. 가자가자!
제주도까지 같이 가줄 또 다른 커플을 찾는 건 힘든 일이라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골프장 중에 골랐다. 그래서 결정한 해비치cc 프라이빗 골프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객실 2박, 조식, 밀리우 디너 1회, 공항에서 해비치호텔, 호텔에서 해비치cc까지 데려다주는 리무진 서비스가 포함되어있다. 룸을 오션뷰로 선택해서 2인에 대략 250만원 정도가 들었다. 제주 해비치 예약은 공홈에서.
아 이거 비싼 패키지구나 싶은 순간은 공항부터 시작된다.....우리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든 직원분이 러기지 카트를 대신 끌어줄 때부터..
앞으로 호텔과 골프장, 마지막 날 공항까지 데려다 줄 GV80. 아! 해비치가 현대에서 하는 거라서 호텔에 현대차가 전시도 되어있다.
해비치는 제주에서 아주 드물게 총 4개 코스가 있어서 36홀 플레이가 가능한 골프장이다. 그런데 지금 에어레이션 기간이기도 하고 1개 코스가 공사중이라 우리는 3개 코스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래서 겸사겸사 해비치 로고가 박힌 타이틀리스트 공을 선물로 줬다.
해비치 로고가 잘 보이게 골프공 한 번 더 찍고...
예약한 해비치 프라이빗 골프 패키지 일정표. 한 달 전에 예약했는데도 불구하고 2박 3일인 것도 정해져있고 두 번의 티오프 시간도 바꿀 수 없는 상태였다. 선택할 수 있었던 건 2박3일 일정을 토일월로 할지 일월화로 할지, 밀리우 디너를 언제 먹을지 정도였다. 아 물론 비행기는 셀프 예매. 차에 탔더니 우리가 선택한 일정을 프린트해놓은 도톰한 종이가 있다. 기사님이 픽업 시간을 한 번 더 확인하신다.
한 일주일 전에 왔으면 유채꽃과 벚꽃이 둘 다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간발(?)의 차이로 벚꽃은 놓쳤다.
금방 호텔로 도착!
제주 해비치하면 무조건 빠지지 않는 로비사진. 자연채광이 들어온다.
저녁에는 저 흰색 강낭콩(?) 모양에...자동차 광고나옴... 주변에 있는 네모난 건물처럼 생긴 곳에 빔프로젝터가 있다.
그럼 이제 룸투어! 룸타입은 이그제큐티브 오션뷰 트윈. 호텔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은 침구다. 호텔 컨디션이나 퀄리티에 비해서 침구가 어마무시하게 좋았다. 해비치가 자체 개발한 상품이라고 한다. 거위털로 만들어졌고 아주 가볍다. 특히 베개는 누우면 포옥 가라앉으면서 머리가 살짝 감기는 느낌이라 정말 마음에 들었다. 공기층이 많은 베개라서 가라앉더라도 불편하거나 무거운 느낌이 전혀 없다. 호텔에서 사올 수 있었는데 (베개 16만원) 사올걸 그랬나....자꾸 생각나네...?
침구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머리맡에 핸드폰 충전선을 꽂을 수 있느냐ㅋㅋ.. 오래된 호텔이라 그런지 USB만 꽂는 포트는 따로 없고 220V콘센트만 있다. 그래도 두 침대에 딱 가운데에 조명, 온도조절(온도 조절은 일어나서 벽쪽에서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콘센트까지 모여 있어서 어느 침대에 눕건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밝은 우드톤으로 꾸며져있고 은은하게 기분 좋은 향이 난다. 어메니티를 이태리 피렌체의 수석 퍼퓸 마스터와의 협업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아마도 향에 자신이 있어서 룸 정비한 후에 뭔가 향을 뿌리는게 아닐까? 우디, 엠버의 향이 강하게 난다. 평소 우드나 머스크 계열을 좋아하면 만족도가 높을 것 같고 플로럴하거나 시트러스쪽 향을 좋아한다면 이 향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욕조가 있고 그 옆에는 샤워기가 설치되어 있다.
문을 닫을 수 있게 따로 분리된 화장실.
커피를 못 마셔서 디카페인이 있는지 살펴봤으나 없다. 캡슐 머신도 없다.
블로거니까 냉장고도 괜히 한 번 찍고
일회용품 어쩌고 정책때문에 더이상 호텔들이 칫솔을 주지 않는데, 묘하게 그게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까먹지 말고 칫솔 치약 잘 챙겨 다닙시다요 여러분
이그제큐티브 오션뷰니까 오션뷰를 보러 갑시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런 뷰를 볼 수 있다
두 사람이 딱 앉을 수 있는 정도의 좁은 공간
날씨가 맑은 날
안개가 꼈던 날
왼쪽편으로는 수영장이 빼꼼 보이고
오른쪽 편으로는 테니스장이 빼꼼 보인다
오래된 호텔들은 방음이 늘 이슈인데, 해비치도 방음이 잘 되지는 않는다. 근데 신기하게 발코니쪽 샷시는 엄청 잘해놔서 발코니 문을 닫으면 찻길소리나 파도소리는 정말 1도 안 들린다. 그런데 복도쪽 방음은 되지 않아서 1층에 있는 99바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연주(저녁에 1시간간격으로 연주자분이 피아노를 쳐주신다.)는 방안까지 들린다. 워낙 듣기 좋아서 거슬리지는 않았으나 아무튼 방문이 방음기능은 없다는 것. 복도에서 너무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도록 조심하자. 주변에 있는 최소 5개 룸에서 다 듣고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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