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로 넘어가는 시기, 모두들 조금은 들뜨고 특별하게 보내려는 이 시기를 집이 아닌 곳에서 보내본 적은 거의 없다. 숙소들도 죄다 터무니없이 비싸지고 예약하기도 힘들고 어디든 차도 사람도 많은 시기니까 특별히 욕심이 나본 적도 없다.
그런데 올해는 용감하게도 12월 30일부터 1월 1일까지를 집을 떠나 지내보기로 한다.
역에서 내리면 이 장면을 또 안 찍을 수가 없잖아요? 기차를 타고 오니까 차를 타고 올 때는 느끼지 못했던 묘한 여행감이 차오른다.
험난한 레이싱으로 40분 거리를 25분에 끊어버리는 택시기사님을 만나서 강렬한 첫인상으로 부산 일정을 시작하고.!
숙소는 파크하얏트 부산. 부산은 제주보다도 격렬한 호텔들의 격전지라더니 확실히 좋긴 좋다. 생각보다 건물의 폭이 좁아서 공간을 오밀조밀 쓰는 느낌은 있었지만 세련된 감각으로 잘 꾸며놔서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룸이 넓다.!
호텔에서 가장 번거로운 일은 뭘 먹는 일이다. 테이블과 의자가 마땅찮은 경우가 정말 많으니까. 그걸 고려했는데 작은 원형 태이블과 소파 오토만이 하나 있어서 일반적인 호텔들보다는 훨씬 편하게 테이블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호텔들이 필수로 가지고 있는 애물단지 사무용책상따위 없어서 여행자는 만족도가 높습니다ㅋㅋ
디럭스인데 세면대도 두 개고, 옷걸이도 널찍하니 사용하기 편해서 정말 좋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욕조도 있고 샤워룸과 화장실이 각각 분리된 불투명 유리부스로 되어 있다.
17층의 요트뷰입니다. 파크하얏트 부산의 최강점이 바로 뷰. 이쪽이면 요트뷰 저쪽이면 광안대교 오션뷰. 디럭스여도 공사장이나 마을뷰가 나올리없다는 게 감동적이야...
요트뷰도 너무 좋았지만 괜시리 광안대교 뷰도 조금 보고 싶은 마음이 차올라서 찾아보니, 조식을 먹는 곳에서 광안대교 뷰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자리가 잘못 걸리면 뷰고 뭐고 안 보이는 채로 음식만 조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주먹을 불끈 쥔채로 조식 식당에 입장.!
네 대성공이었습니다!! 딱 3자리 뿐인, 오션뷰로 소파가 놓여있는 커플석에 당첨되었다. 이렇게까지 좋은 자리에 걸리다니 정말 충격적인 대박사건! (식사를 시작한 후에는 자리를 바꿔주지 않는다고 하니까 가실 분들 참고하세요.)
다른 블로그들을 보니까 한동안은 자리에서 모든 메뉴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달걀요리 몇가지랑 음료 말고는 뷔페식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자 이제 밖으로~~
호텔 바로 근처에서는 가고싶은 카페가 없어서 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커피프론트로.
따땃한 햇살 내리쬐믄서 마시는 여유있는 커피.! 내부는 아주 조그맣고 바처럼 되어있어서 오래 늘어져있을 카페는 아니다. 간단히 창밖 구경하면서 커피마시다가 이동하면 딱.
헤헤 즐거웠당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는 수영돼지국밥을 먹었는데 맛있었지만 또 방문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다. 다음엔 엄용백돼지국밥 본점을 가볼까 싶지만 거긴 종각에도 있는걸...?
이 열차 아시는 분? 이런 관광객 열차를 뭐하러 타나~했었는데 관광객이라서 그런가 아주 놀러온 기분이 뿜뿜나고 좋더군. 하지만 저렇게 2~4명 타는 캡슐열차는 인기가 많아서 못 탔고, 해변열차라고 기차처럼 생긴 걸 탔다.
기차타고 가면서 찍은 풍경들
난 왕복권을 끊어서 1번만 다시 탈 수 있기 때문에 반대쪽 끝(미포)에서 타서 반대쪽 끝(송정)에서 내렸다. 자유탑승권인가 자유이용권인가를 사면 중간 작은 역들에서 내렸다가 또 탈 수 있다고 한다. 돌아갈 때 보려고 찍어둔 송정 정거장 해변열차 시간표.
내리긴 내렸는데 갈 데가 없었고...스타벅스 왔음...그래도 바다뷰 멋지다..
한 시간 정도 앉아서 바다와 노을을 구경하다가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보이는 기차밖 풍경. 자리는 창문을 바라보고 앉게 되어있다.
서면 몫몫에서 스키야끼를 먹고 마무리~ 가성비는 상당히 좋았는데 아무래도 20대가 많은 동네라서 그런지 디테일에서는 야악간 아쉬웠다. 아마 온라인에서 이미지를 보고 더 고급스럽다고 오해하는 바람에 기대치가 높았던게 문제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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