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서 약속이 생기면 무조건 옵션에 넣게 되는 곳. 오트렉이다. 힙지로랍시고 어설프게 할로겐 조명이나 틀어놓는 곳들과는 격이 다른 곳. 음식도 음식답고, 맛도 있고, 가격도 나쁘지 않다. 식당보다는 와인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음식의 가짓수가 많지 않다. 그래서 다 먹어보고 왔다(?)
이건 6월 19일 기준 메뉴판이다. 종종 변경되는 것 같으므로 참고만 하시길. 글라스 와인도 그때그때 다른 와인을 오픈해두는 것 같다. 먼저 오픈한 와인이 소진되면 새로운 와인을 오픈해두기도 하는 듯.
처음 갔을 때는 보틀로 주문했는데, 두 번째 방문에서는 나와있는 글라스 와인 순회했음.
왼쪽에서 첫번째는 소위 말하는 '내추럴스러운' 느낌이 없는 와인이었다. 새로운 걸 잔뜩 기대하고 앉아있던 터라 맛있었지만 인상깊지 않았다. 기억도 잘 안나네;; 왼쪽에서 두 번째는 맹맹하고 이맛도 저맛도 아니어서 페어링을 잘해서 마시지 않는 이상 맛있기 어려울 것 같았다.
오른쪽 제일 끝 코스타딜라의 모즈가 정말 맛있었다. 트로피칼 무드가 강한 펫낫이었는데 부드러운 스파클과 달콤한 향이 너무나도 여름의 맛인것! 이거 또 마시고싶다.
모즈가 다 떨어져서 (사진 왼쪽) 다음 글라스용 와인으로 코스타딜라 280slm를 오픈하셨던데, 비슷하기는 했지만 모즈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오른쪽 사진 와인은 그냥 평범했고. 사진이 없는데, 글라스로 필립잠봉의 돼지와인이 있었다. 정말 돼지우리 냄새같은 꼬릿꼬릿한 향이 코를 후려팬다. 향이 강한 꼬릿한 소시지나 생햄과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은 와인. 이 유명한 걸 드디어 먹어봐서 기쁘다.
이건 전에 왔을때 추천받아서 마신 알자스. 꼬릿꼬릿~~
감자뢰스티는 1인 1메뉴(2피스) 주문하셔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우리는 둘이니까 일단 이거 주문해놓고 메뉴판을 보기 시작. 와인바라는 컨셉에 딱 맞게 과하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훌륭한 아뮤즈부쉬다.
태국음식같은 풍미가 한가득이었던 세비체.
초리조 사워도우. 짭쪼롬한 초리조가 올라간 타파스였다. 여기다가 필립잠봉 마셔서 신났음.
비프타르타르. 이건 솔직히 너무 짜서 안주로 시키지 않았다면 상당히 불만스러웠을 것 같다. 위에 올라간 감자칩이 조금 모자라서 더 달라고했다. 비급(?) 감자칩중에 골라주시느라고 안 들리게 상의하시는 모습을 제가 다 지켜보고 있었읍니다 쉐프님들 0ㅅ0 큰걸로 조라!
갈비스톤. 바자리에 앉으면 갈비스톤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까만 조약돌이 냄비에서 나오는걸 보고 있으면 안 시킬 수가 업찌... 요것도 짭쪼롬했는데, 핫도그처럼 오징어먹물을 입힌 빵이 겉에 있고 안에는 치즈와 단짠의 갈빗살이 들어있다.
라구파스타. 사진을 보니 뒤로갈수록 간이 세졌던 것같네..? 하지만 생면을 아주 얇고 쫀득하게 잘 뽑아냈다. 원래 덕스테이크가 인기있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없어서 파스타에 만족했다.
짝꿍이 말릴 틈도 없이 주문해버린 아이스크림. 로즈마리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딱 맞았을 무드였는데, 솔티캬라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 나는 별로 당기지 않았으나 주문해주었으니 냠냠... 바닥에 캬라멜로 굳힌 견과류(?)가 깔려있는데 이게 너무 딱딱하고 단맛이 강해서 밸런스가 깨진다. 그러나 단짠 아이스크림으로 인기가 무척 많은 메뉴.
을지로에 이만한 레스토랑이, 그것도 내추럴 와인바가 있다는게 너무 놀랍고 최고다. 다음주에도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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