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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신촌, 구복 - 샤오롱바오와 홍샤오우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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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정말 춥다. 갑자기 쥐도새도 모르게 겨울이 덜컥 찾아왔다. 절로 국물을 찾게 되는 날씨. 처음 오픈해서부터 지금까지 신촌에 올 때면 찾게되는 구복에 오늘도 들렀다. 빨간 글씨로 튀어나와있었던 한자 구복은 어느새 떨어져서 흔적만 남아있다. 바로 옆 건물이 공사중인 것을 보고 흠칫 구복이 사라진 줄 알고 얼마나 놀랐던지. 맞은편엔 여전히 팔색삼겹살이 있고 그 옆엔 클로리스가 그대로 남아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홍샤오우육면이다. 우육면을 파는 곳이 의외로 많지 않은 데다가 위치도 나의 주요 행동반경 내에 있었기 때문에 내겐 아주 소중한 곳이었다. 홍샤오는 양념을 해서 오래도록 조렸다는 것이다. 장조림처럼 부드럽게 찢긴다.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기름지고 면발에 간도 적당히 베어있다. 오랜만에 먹으니 샤오롱바오도 어찌나 맛있는지. 만두속을 찢어서 국물을 먼저 마셔야하는 진짜 샤오롱바오다. 만두 속도 맛있고 도톰하고 쫄깃한 피도 좋다. 꼭 식기 전에 먹어야 한다. 식어서 찜기에 피가 붙어 찢어지면 국물을 놓치게 되니까!

 

내 기억에 사장님은 상하이에서 오셨다고 했고 처음엔 한국말도 정말 서투르셨는데 이젠 정말 한국인이 다 되셨다. 아내로 추정되던 함께 일하시던 분은 보이지 않고 혼자서 홀을 다 책임지고 계셨다. 하지만 어디 적어두시지도 않는데 주문 오류도 없고 음식이 나오는 시간차도 적당해서 속으로 물개박수를 쳤다. 가격이 몇년째 그대로인 것도 놀랍다. 아무쪼록 이 자리에서 오래오래 장사하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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