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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청담, 슈밍화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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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동부이촌동의 초록바구니에서 재밌는 분자요리학을 맛보고, 좀 더 수준높은 분자요리학집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분자요리학집 뒤지다가 슈밍화 미코를 발견했는데, 분자요리학으로 출발은 했지만 지금은 사실 분자요리학집이 아니라 일식집이다. 먹어보고 싶은 요리가 다 들어있는 코스가 없었고, 두 사람이 같은 코스를 주문해야 했고, 먹고 싶은 메뉴로 교체해주는 것도 안된다고해서.. 그냥 '저희 시그니처가 다 들어있는 코스에요'라는 추천에 따르기로 했다. 오늘은 블로거의 마음으로 모든 코스 음식을 찍어보았다!

미리 예약하니까 ​코너의 룸으로 안내해줬다. 손님이 꽉차지 않는 이상 룸에는 한 팀만 받는다고 한다. 근데 우리 말소리도 밖으로 다 들리고 밖에 앉은 사람들 대화내용도 다 들려서 물리적으로는 막혔으나 오픈된듯한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자 이제 내가 한 코스도 놓치지 않으려고 심혈을 기울인 음식 사진!

요새가 제철이라고 했던.. 물고기는 이름을 까먹었다. 그다지 임팩트가 있지 않아서.. 왼쪽에 있는 송이버섯은 기름기가 1도 없이 그냥 나왔길래, 마른 팬에 살찍 익히기만 한건가 했는데, 한 입 먹는 순간 트러플향이 확! 물어보니 트러플 오일로 향을 냈단다. 그런데 어떻게 생 송이버섯 같은 질감이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이것은 그 인기(?) 많던 사이폰 육수내기. 오차즈케로 먹어보고 싶었는데. 흑흑. 안 바꿔줬어. 흑흑.

육수가 이렇게 아래에서 위로 쭉 올라갔다가 가쓰오부시의 기를 팍팍 죽인 후에 내려온다. 더 맛이 깔끔한 느낌이기는한데 너무 깔끔해서 뽀득뽀득(?)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각적 효과에 의한 기분탓일 수 있음...



요고를 이렇게 따라서 먹는다.​



이건 사람들이 강추했던 새우튀김. 얇은 면에 돌돌말아서 새우를 튀겼고, 바닥에는 로제소스가 있다. 새우가 소스에 떨어지지 않게 튀긴 가지 조각이 받쳐주고 있다. 위에는 그라나파다노 치즈. 뜨끈뜨끈한 새우도 맛있었고. 특히 로제소스는 도저히 흉내도 못 낼 것같은 레벨이었다.

이번 학기에 일본경제 수업을 들으면서 보면, 일본은 사실 다 외국의 어떤 것을 가지고 출발하는데 결국은 자기네 것으로 만드는 것 같다. 이 메뉴도 타다끼라고 해서 나왔는데, 사실 스테이크잖아? 돈카츠도 커틀렛을 '카츠'라고 부르고 그 앞에 돼지고기라는 '돈'을 붙여서 탄생한거란다. 물론 문화와 음식이야 돌고 도는 것이지만, 그래도 일본은 돈카츠를 자기네 대표음식으로 만들어버렸지 않은가. 신기한 나라일세.

이건 핏기 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직접 구워먹으라고 준다는데, 그럼 그냥 굽기 주문을 받지... 스테이크라고 불리기 싫어서 그런가?​





열심히 잘 찍었는데 디저트에서 실패;;​ 질소로 얼린 무언가를 주고 빨리 당장 손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으라는 디렉션때문에 찍지 못했다. 코에서 막 용처럼 하얀색 콧바람이 나왔다. 이거 초록바구니에서 해봤을때 되게 재밌었는데 또 해도 재밌군. 소금 아이스크림이랑 깨.. 푸딩? 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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