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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성수 엘몰리노 - 여기선 메즈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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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 최고봉이라길래 와봤다. 일단 토스타다와 타코 모두 훌륭했다. 길거리에서 사먹는 멕시칸 소울푸드의 느낌이라기보다는 파인다이닝에서 잘 다듬고 정제한 타코였다. 뉴욕의 파인다이닝에서 떡볶이를 메뉴에 풀어내면 이런 느낌이겠거니 싶었다.

얘가 주인공이라구

그런데 엘몰리노는 타코가 메인이 아니라 데킬라가 아니아니 메즈칼이 메인인 것 같은 느낌이다! 메즈칼 종류도 다양하고 그에 걸맞은 설명도 충분히 들을 수 있다. 메뉴에서 가장 많은 장수를 차지하는 것도 메즈칼! 타코는 메즈칼에 곁들여 먹기 위한 핑거푸드랄까? (메즈칼은 데킬라의 상위개념이다. 탁주가 메즈칼이면 데킬라는 탁주의 한 종류인 막걸리같은 것.)

캐치테이블에서 예약 필수. 엘몰리노 예약할 때 바랑 테이블을 고르라고 하는데, 바 자리는 저 창문을 바라보고 앉는 자리를 말하는 것 같다. 조리대를 감싸고 있는 카운터식 바가 아니다.

인원수에 맞춰서 6인석이 되었다가 2인석이 되기도하는 테이블 좌석.

센스있게 화장실밖에도 손 씻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타코는 아무래도 손으로 먹는 게 편하니까. 하지만 직원분들이 계속 지나다니는 동선에 세수대가 있다보니까 편하게 이용할 수는 없다.


엘몰리노 메뉴판에서 타코류가 적힌 페이지다. 토스타다는 또띠아를 튀긴 것이라 바삭바삭 딱딱하고, 타코는 살짝 구운 정도의 소프트타코로 나온다.


데킬라의 상위개념이 메즈칼이라는 걸 열심히 알리고 있는 엘몰리노... 데킬라는 유명한 만큼 획일화된 생산기준을 갖고 있지만 데킬라 외의 메즈칼들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다양한 맛과 향을 낸다고 한다. 스트레이트는 자신이 없으니까 칵테일 버전으로 마셔보기로 했다. 메즈칼마가리따, 팔로마, 클래식마가리타2종(레포사도, 아녜호), 디저트로 홀차타 아녜호를 마셔봤다.


주문한 음식 순서대로 소개해본다.

참치 간장에 담궈 마리네이드한 맛, 튀긴 대파향이 풍미를 극대화. 참치 아래에 아보카도. 맛보다는 부드러운 식감의 기능. 담백하고 깔끔한 맛 뒤에 매운 맛이 뒤에서 훅 치고 올라온다.

음료는 팔로마와 메즈칼 마가리타를 시켰다. 팔로마가 사진이 없어서 무척 아쉬운데.... 팔로마는 자몽맛이 스치는 달달한 칵테일이었다. 완전히 달아서 음료같은 메뉴는 아니었고, 적당히 달짝지근하면서도 메즈칼의 매력을 슬쩍 맛 볼 수 있는 메뉴였다.

아래 사진은 메즈칼 마가리타. 마가리타인데 메즈칼 베이스로 만든 것이다. 이건 팔로마보다 훨씬 메즈칼의 비중이 높은 음료였다. 마가리타인데도 메즈칼의 훈제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온다. 컵 주변에는 소금이 묻어있다.



다음 토스타다는 문어.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익힌 문어가 훌륭했다. 그릴드 할라피뇨 아이올리 소스가 밑에 들어있는데 문어도 그릴드에 소스도 그릴드라 그런지 스모키한 향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아이올리 소스는 크리미하면서 매콤한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메뉴가 가장 맛있었다.


이베리코 타코. 또띠아를 살짝만 구운 소프트타코다. 서울스타일로 재해석한 타코라고 한다. 그래서 고수대신 깻잎이 올라가있다. 개인적으로는 고수를 더 선호하는..ㅋㅋㅋ 하지만 고수를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환영받을 메뉴같다. 여기도 다른 타코들에 사용된 아이올리 소스가 사용된다. 전체적으론 평범한 재료와 맛이지만 완성도가 좋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 그리고 사이드로 나오는 살사소스가 아주 맛있으니까 듬뿍 듬뿍 먹자.


피쉬는 가기 전에 본 사진과 달리 사과가 올라가 있었다. 느끼하다는 평이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느끼했다. 추가된 사과와 허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고, 애초에 튀김 온도가 안 맞아서 기름을 너무 많이 먹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나온 메뉴들에 비해 튀김 퀄리티가 무척 아쉬웠다.


이건 양고기를 또띠아로 말아서 튀긴 메뉴였다. 타코 외의 메뉴에 있던 음식인데, 이건 시킨 걸 좀 후회했다. 양고기의 좋은 향을 살리지 못한데다가 소스와 야채, 튀긴 또띠아, 양고기의 비율이나 조화가 그닥 좋지 않았다.


클래식 마가리타를 주문하면서 함께 시킨 과카몰레다. 진짜 째금 나와서 당황했다ㅋㅋ 이거 나초 두세개 집어먹은 뒤이긴한데 그래도 ㅋㅋㅋㅋ 차라리 금액을 좀 올리고 나초를 더 주면 좋겠다. 하지만 과카몰레도 토마토도 치즈도 나초도 아주 맛있었다.

클래식 마가리타는 메뉴판에 숙성정도에 따라 3가지 데킬라를 고를 수 있도록 적혀 있었다. 그래서 두 가지 데킬라를 주문해서 비교해가며 마셨다. 레포사도랑 아녜호를 마셨다. 둘의 차이는 숙성이기간인데, 레포사도는 2개월~1년미만, 아녜호는 1년 이상 3년미만이라고 한다. 숙성오래된 아녜호가 확실히 더 깊은 맛이 난다. 깊다는 말 말고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 무게감이 훅 무거워진다.


이것저것 많이 마셨더니 서버분께서 스트레이트 메즈칼을 맛보여주셨다. 듀랑고였는데 훈연된 향과 가죽냄새가 정말 강하게 나는 메즈칼이었다. 메즈칼의 세계도 대단하구만?



디저트로 다들 좋아하는 츄러스. 아무래도 여기 튀김 스타일이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다. 너무 덜 익어보여서 서버분께 이거 다 익은거 맞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아무튼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홀챠타라는 멕시코 음료랑 데킬라(아녜호)를 블랜딩한 메뉴인데, 가루가 입에 남는 진한 농도의 메뉴였다. 시나몬이 진하게 들어가 있어서 츄러스와 잘 어울렸고, 디저트로도 좋은 칵테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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