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는 서울에서 보냈다. 처음엔 부산이나 강릉이라도 다녀올까 싶었는데 1000명을 훌쩍 넘는 확진자 수를 보니 그것도 엄두가 안 나고해서 서울에서 호캉스를 하기로 했다. 최대한 안 돌아다니고 거리두기를 잘 해주는 식당들을 다니면서. 처음엔 3박만 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인생 뭐 있나부터 시작해서 해외여행도 못가는데 어쩌고까지 의식이 흐르면서 3박을 연장하는 바람에 총 6박 7일을, 그러니까 일주일을 꼬박 호텔에서 보내게됐다. 어찌나 행복하던지.
포스팅이 너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눠서 써야겠다.
자 일단, 포시즌스 투숙하러 가는 친구가 있다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게 세 가지있다.
1. 지하1층의 숨겨진 스픽이지바, 찰스H
2. 광동식 중식당, 유유안
3. 1층의 베이커리, 컨펙션바이포시즌스 (망고빙수 파는 마루말고 그 옆에 있어요)
그 중의 3위! 1층에 있는 베이커리다. 투숙 기간에 케이크 3종, 빵 2종, 유유안에서 나온 디저트, 룸에 가져다 주시는 구움과자류 먹어본 결과, 포시즌스 디저트팀은 믿어도 된다. 완전. 물론 저 손 바닥도 못 가리는 작은 케이크가 13~14000원인 사악한 가격이라는 점 주의..
2위는 유유안. 호텔 안에 있는 식당이니까 투숙 기간 중에 아무때나 가서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다. 무조건 예약해야 한다. 특히 북경오리를 먹고 싶다면 더욱! 카빙한 다음에 남은 고기로 디쉬를 만들어준다. 2가지 중에 고르도록 되어있는데, 나는 마라볶음으로 골랐다. 마라..진짜 내가 먹어본 이 세상(중국에서 먹은 것 포함해서) 모든 마라 중에 제일 맛있었다. 어쩜 화자오가 이렇게 은근하고 적당한지. 그 외의 광동식 요리들도 정말 정말 맛있었으니 그 추천 포스팅은 또 따로 하겠다!
대망의 1위는 명불허전 찰스H바. 진짜 너무 엄청나서 6일 중에 3일 저녁은 찰스에서 보냈다. 입구가 숨겨져있는 스피크이지바 컨셉인데, 특급호텔에서 이런 컨셉으로 바를 만든게 참 재밌다. 이렇게 숨겨져있는데 또 실력은 엄청나서 더 매력적이다. 원랜 인당 1만 원씩 커버차지가 있는데 투숙객은 받지 않는다. 자리에 앉으면 샴페인과 웰컴푸드, 마스크파우치, 메뉴판을 가져다 주신다. 진짜 다 맛있었지만 이건 또 단독 포스팅 예정이다. 11종류의 칵테일을 뽀개고 온 후기 포스팅은 아래에 링크를 걸겠슴...!!!
아래 사진은 샴페인과 웰컴푸드, 그 다음 사진은 내 원픽인 얼그레이김렛.
으아아ㅏ아앙아ㅏㅇ아ㅏ 또 가고 십따ㅏㅏㅏ다다ㅏㅏㅏㅏㅏ
먹는 얘기를 많이 했으니까 룸 얘기를 좀 하면, 6박 중에 3박은 디럭스 3박은 코너룸이었고 킹베드였다. 아래는 디럭스룸 사진이다. 스위트룸을 할게 아니면 그냥 디럭스룸도 충분히 좋다. 도심 한 복판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디럭스여도 룸이 충분히 넓다. 욕조도 있고!
디럭스룸이 코너룸보다 좋았던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드레스룸. 룸이라고까지 하기는 좀 그렇지만 트렁크 놓고 옷 걸어두는 공간이 오히려 디럭스보다도 잘 되어 있었다. 트렁크 공간도 충분하고 옷을 걸고 빼기에도 편안하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사진이 없어서 너무 아쉽네.
좋았던 나머지 하나는 소파 사이드 테이블이다. 스탠다드나 디럭스룸이면 뭘 사와서 먹기가 참 애매하다. 의자가 없거나 테이블이 너무 작거나 보통은 둘 중 하나. 그런데 여기는 소파 사이드 테이블이 아주 넉넉하고 끌어와서 소파 중간에 밀어놓으면 소파 양 끝에 앉아서 마주보고 뭘 먹을 수 있다.
요 위에 보이는 이 테이블을 아래처럼 활용!
침대에서 남산이 보인다.
여긴 이제 3일 뒤의 코너룸. 당연히 디럭스 룸보다 넓다. 아래 사진의 티비를 당겨서 90도로 세우면 침대에 누워서도 볼 수 있다.
티비가 있는 기둥 뒤로 아래 사진같은 공간이 있다. 여기서도 남산 보임.
아 그리고 코로나가 심해서 수영장 문은 닫을 줄 알았는데, 포시즌스 수영장은 그대로 운영했다. 그래도 시간 단위로 예약을 받아 운영해서 시간 단위로 수용하는 인원이 제한된 덕분에 여유있게 이용할 수 있었다.
여기는 수모 착용이 필수라서 좋았지만 풀메이크업은 허용하고 있어서 수질은...(말잇못) 키즈프렌들리를 지향하는 호텔이라 그런지 레인도 좁고 물 깊이도 얕다. 물놀이 정도는 가능하지만 성인이 수영하기 좋은 수영장은 아니다.
~마구잡이로 찍어뒀던 호텔에서 내려다본 바깥 풍경들~
같은 풍경의 다른 시간. 사실 사무실도 이 동네라 남산 타워만 빼면 사무실에서 보는 거랑 크게 다르지 않은 뷰다. 이렇게 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아마 휴가라서 겠지. 역시 휴가는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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