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은 나름 건강한 식사를 많이 시도한 것 같다! 지난번에 풀무원에서 나온 두부면을 먹어본 후에 밀가루면이나 라자냐를 건두부로 대체한 식품들에 관심을 크게 갖게 됐다.
마켓컬리, 비빔두부면
양념장의 양이 상당히 많았다. 사무실에 들고와서 먹었는데, 저 좁은 플라스틱 그릇 안에서 비비려니까 힘들었다. 들어있는 야채들이 모두 방금 씻어서 잘라넣은 것처럼 신선했다. 양념장은 조금 매운편. 집이었다면 서로 달라붙어있는 두부면을 꺼내서 잘 흩어주고, 넓은 보울에 삶은 계란이나 구운 버섯, 두부라도 더 썰어 넣고 비벼먹었을 것 같다.
마켓컬리, 테이스티반점 우삼겹포두부볶음
당연히 간편식이니까 뜯어서 바로 먹는 건줄 알고 샀는데 팬에 한번 볶아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것도 맛있었지만 간이 조금 셌기 때문에 뭐라도 더 넣고 볶았으면 더 맛있었을 것..!
제시키친, 곤드레두부밥
그냥 유부초밥처럼 보이지만 북한 음식이다. 유부초밥의 새콤함과 기름짐이 없고 포슬퍼석한 식감이다. 함께 주는 양념장은 국밥이나 우동집에 있는 다데기 양념장과 비슷한 맛이다. 한번 먹어보면 안 먹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독보적이라 자꾸 생각난다. 찾아보니 수미네반찬에서도 북한식 두부밥을 다룬 적이 있는 모양. 그만큼 단독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음식이다. 아 또 시켜야겠네... 집에 있는 만두 삶아서 같이 곁들여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아 참참 무엇보다 이달의 큰 변화는 그라인더와 함께 하는 일상이다! 일단 집에 원두가 끊이지를 않게 되었고 밖에 나가서 사먹는 커피의 즐거움이 사라졌다. 왜냐, 집에서 내가 만들어 먹는게 더 맛있으니까! 그림만 봐도 맛있는 아메리카노!!
그래서 본격적으로 홈카페 메뉴판도 만들어봤습니다요.
그라인더를 구비하고나서 라떼를 해먹는 횟수가 엄청 늘었다. 라떼아트를 해보고 싶지만 쉽지 않고.. 주문하신 라떼가 이 라떼는 아니시겠지만 맛은 좋습니다...
메뉴판 만들다보니까 만들 수 있는 모든 음료를 메뉴에 넣게 되었는데, 레모네이드도 그 중 하나. 하지만 손님(저 자신)에게 아메리카노만큼이나 인기있는 메뉴입니다.
자자 다시 세상밖으로 나가서,
성수, 소문난감자탕
엄청난 비밀을 알아냈는데, 감자국(뼈해장국)으로 시키면 더 살이 없는 부위로 준다..! 어쩐지 입구에서부터 아주머니들이 (우리가) 무조건 감자탕을 주문하는 것처럼 압박을 해오시더라니...
홍콩다방, 까이딴자이
저는 한 번 꽂히면 열심히 재방문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홍콩다방에 이번달까지 꽂혀서 (먹을 만큼 먹어서 7월부터 안 갈 예정) 꽤 여러번 사먹었다. 특히 옥수수 들어간 까이딴자이와 동링차(레몬홍차)가 나의 최애. 3군데 지점에서 사먹어봤는데 지점마다 차이가 심하다. 반죽의 맛은 놀랍도록 모두 동일한데, 굽는 정도에 따라서 바삭함도 다르고 들어있는 옥수수알갱이의 양도 다르다. 제일 잘 굽는 것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1위는 공덕점 >> 2위 성수낙낙점 >>>>> 건대점. (건대점이 지도 검색에서 안 나오네 없어졌나?)
남양주, 현대아울렛스페이스원
이제 잠잠해진 스페이스원에 와봤다. 사람 별로 없고 너모 조타~ 여기 구경다니다가 마이알레에서 갑자기 물조리개 구매했고 아주 만족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면은 역시 노상 컵라면이다! 간이편의점(?) 같은 곳에서 라면을 주문했더니 김치도 챙겨주신다!
종로, 종로돈부리
퇴근길에 심야식당 분위기를 내고 싶은 멜랑꼴리한 기분이 드는 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는 돈부리집이다. 장국이 담긴 나무그릇, 노란 조명, 조리하는 모습을 훔쳐보기 좋은 카운터자리까지 돈부리집다운 모양새에 맛도 갖춘 곳. 카운터 자리에 앉아 음식하는 부산함 속에 조용히 한 그릇을 오물오물 비우면 복잡하던 마음도 조금 비워지곤 한다.
을지로, 비스트로 라꼼마
혼자 조용히 소박한 저녁을 즐기고 싶은 날도 있는 반면 짧은 점심시간을 사치스럽게 보내고 싶은 날도 있다. 마천루의 사무실 건물들에 숨어있는 식당인데, 1분 1초가 아까운 점심시간에 이런 화려한 비스트로를 찾는 직장인은 거의 없다보니 한적하고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가격에 비해서 음식의 완성도가 높진 않다. 재료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무작정 짜기만 했는데, 문득 일단 짜면 사람들이 맛있다고 한다는 어떤 외식업종사자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을지로, 오트렉
전직장 동료들과 방문한 내 사랑 오트렉. 오늘도 우리는 두 병의 와인을 마셨다. 오트렉의 메뉴들은 언제나 만족스럽다. 뢰스티를 처음 먹어보는 뽀시래기들이 1인당 1조각씩만 시키는게 아닌가! 이건 무조건 1인당 2조각을 먹어야 한다고!
내추럴 와인에 꽂혀있어서 그런지 누룩향이 안 나면 영 흥이 안 난다. 처음 마신 초록색 라벨 와인은 맛있었는데, 두번째에 주문한 REYNARD REBELS은 컨벤셔널 스타일의 와아안전 무난한 레드와인이었다.
마포, 스시소라
이건 따로 포스팅을.
을지로, 알로
나는 스테이크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히 맛있기는 어려운데, 고기비린내나 질긴 부위가 나오기는 십상인 메뉴니까. 하지만 별 기대 없이 방문했던 점심 식사에서 오랜만에 아주 휼륭한 스테이크를 만났다. 이건 사장님들이 스테이크에 엄청 자신이 있으셔서 홍보차원에서 점심세트를 운영하시는게 분명하다. 이 퀄리의 스테이크와 함께 하는 식사가 단돈 만원..!
롯데백화점 본점 식당가, 남파고택
롯백 강남점에서 맛있게 먹었던 남파고택이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생겼다. 마음이 헛헛한 날 배달음식을 배부르게 먹어도 속이 차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날 남파고택에서 윤기가 흐르는 밥,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딱 맞는 간, 좋은 재료로 만든게 느껴지는 반찬들로 속을 채우면 사먹는 밥인데도 속이 뜨뜻해진다.
옥수, 제이드앤워터(옥앤수)
큰 기대를 안고 방문한 곳이었는데, 와인추천도 음식도 영 별로여서 처음 주문한 와인 한 병과 두 접시를 끝으로 후다닥 자리를 떴다. 브런치 메뉴에 있는 통새우샌드위치가 궁금했는데, 그것도 그냥 비주얼에 비해 맛있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방문하지 않을 예정.
옥수, ABC
앞의 식당에서 실패하고 화나서 찾아간 와인바다. 여기 완전 대 성 공. 와인 추천도 취향에 딱 맞게 잘 해주셨고, 음식도 와인이랑 어울리면서 배부르지 않게 (중요) 잘 추천해주셔서 정말 기분 좋게 먹고 왔다. 여기서 주문한 와인은 내가 좋아하는 품종 '게부르츠트라미너'였고 역시나 아주 맛있는 농밀한 오렌지였다.
그리고 갑자기 춘천행. 원래는 여름휴가를 가기로한 시기였는데 엎어지는 바람에 슬픈 마음을 안고 당일치기 춘천 여행을 다녀왔다. 평소와 다른 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누그러진다.
소양강 댐에 물구경(?)갔다가 우연히 카페를 발견했다. 소양강댐물문화관 건물에 있는 카페였는데, 물문화관의 개관일과 별개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카페의 슬라이딩도어를 모두 열어놓아서 선선한 바람과 햇빛, 창밖의 물까지 멍때리며 구경하기에 아주 좋았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번 달에 음식에서도 차츰 변화가 있었다.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진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보니,
처음에 편의점 같은 걸 먹다가
나름 좋은 재료로 만드는 수제버거를 시켜먹더니 (3번 시켜먹음;;)
반조리 식품을 사서 조리라는 것을 했고
밥과 반찬을 차려먹다가 (소세지도 직접 굽고, 콩나물국도 내가 끓였다!)
무수분 카레를 만들어보더니
요리책 구매..!!! (이게 제일 충격)
초당옥수수 스프
감자뇨끼
템페 샐러드
초당옥수수 스프, 뇨끼, 템페 샐러드라니. 요리의 완성도를 떠나서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음식들을 내가 직접 만들어봤다는 것 자체가 칭찬할 만한 일이다. 만들어볼 용기를 냈다는 것!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종로, 엄용백돼지국밥
평상을 보는 순간, 이 집은 뭔가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된다. 이름걸고도 맛도 성의도 염치도 잃어버린 집들이 얼마나 많은가말이다. 그런데 여기는 진지하게 이름을 걸고 하는 집인가보다. 담백하면서도 진한 맛은 물론이고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만큼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이 나온다. 듣자하니 명란젓을 시켜서 같이 먹어야한다던데, 다음에 꼭 시도해보겠다.
을지로, 유카네
여기는 직장동료들과 방문해보고 아주 마음에 들어서 친구들과 만나던 날 내가 추천해서 가게 됐다. 일본인 분들이 운영하시는 곳인데 두루두루 맛이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라서 안 갈 이유가 없다. 분명히 을지로 뒷골목이고 한국어로 떠드는 소리만 가득한데도 여기가 긴자의 한산한 어느 골목인가싶은 착각이 든다.
을지로, 에이스포클럽
밖에서 보던 것보다 내부가 예뻐서 깜짝 놀랐다. 방금전까지는 긴자였는데 자리를 옮기니 여기저기 영어만 들려서 이번엔 텍사스인가,했다. 이 동네가 광화문쪽에 가까워서 그런지 외국계회사도 많고 그만큼 외국인도 은근히 많다. 여긴 을지로3가역 사거리에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트럼프 카드 모양이 간판으로 붙어있는 집이다. 카펜줄 알았는데 칵테일바였다니. 진작 와볼걸!
홍대, 흠식당
..... 잠깐 나 이번 달에 와인 3번이나 먹은거야...? 어쩐지... 흠식당은 캐치테이블에서 평점이 5.0인걸 보고 놀라서 와봤다. 재인다방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겸하고 있는 걸 미리 알아챘다면 좋았을텐데. 5.0이라는 숫자때문에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 하지만 주문한 메뉴들 모두 상당히 괜찮았다. 나는 특히 문어뇨끼의 문어가 쫀득하면서도 질겅이지 않는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담백하기보다는 치폴레나 마요네즈처럼 크리미한 소스가 느껴지는 미쿡느낌이다. 이 쉐프님 수제버거나 타코같은거 하셔도 엄청 잘 하실 것 같다. 알고보니 쉐프님이 뉴욕에서 공부하고 오셨다고..!
햇반 꿀약밥
약밥이 은근 찾아서 사먹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간편식으로 나와버렸지 뭡니까? 꿀이라고해서 너무 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냥 약밥이다. 그냥 딱 평범한 약밥!!! 무야호~
마켓컬리, 미트클래버 대구막창
나의 마켓컬리 추천템 포스팅에도 등장하는 대구막창. 2탄을 쓰고 있었는데 3개월 넘게 저장해놓다가 그만,, 날려먹었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놨다가 날아간 것이라 복구할 힘이 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막창은 여전히 맛있다.
포스팅 말머리에 이번 달에 건강하게 먹었다고 적었는데, 와인 3회에 이자카야 1회, 그 외 기록하지 않은 식사들을 생각하면 건강하지 않았다. 반성.
그렇다고 7월에 건강하게 먹을거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 받지말고 입던 옷이 작아지지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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