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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월간냠냠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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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한 달을 훑어보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다. 매번 사진을 뒤적여볼 때면 지나간 월초가 고작 한 달 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 달은 더 그렇다. 한 달 전이 1월 1일이었다니?

성수 <윤경>
1월 1일에는 갇혀서 먹이를 먹으며 일만 하는 삶에서 벗어나고자 (폭발하기 전에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자) 밖으로 나왔다. 원래는 맛있는 커피 한 잔만 사가지고 쇽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마침 텅텅 빈 식당을 발견해 들어갔다. 그리고 텅텅 빈 데는 이유가 있었... 성수동의 윤경양식당에 가보셨는지? 윤경양식당이 가격대비 퀄리티도 맛도 없어서 다신 안 간 기억이 있는데, 알고보니 그 집에서 낸 프리미엄 식당이었다. 윤경양식당을 생각하면 대단한 발전이긴 하다. 가격도 대단히 높다.

 

 

성수 <블루보틀>
원 목적 달성하고 집에 가~자~

 

 

 

1월 1일이 금요일이라서 정말 고맙다. 2일 3일 연달아서 쉴 수 있으니까 흑흑. 회사에서 연말 선물로 보내준 소박하고 귀여운 쿠키에 티타임. 그리고 이것저것 줄줄 맛있게 먹으면서 연휴를 보냈(었구나 기억이 안난)다. 

 

 

 

배달 <아웃백>
그리고 다시 키보드와 함께 밥먹는 삶.... 혼밥으로 스파이시 투움바 파스타를 시켜먹었는데 혼자 먹으니까 다른 걸 더 못 시켜서 너무 너어어무 슬펐다. 아웃백에서 단품으로 먹어본 건 내 생애 이날이 처음이다. 그리고 부시맨브레드가 추가 옵션에 있길래 안 주는 줄 알고 (왜 그런 오해를 했을까) 하나 추가 했더니 빵이 두 개가 왔다. 하나는 놔뒀다가 다음날 스프와 함께 간소한 점심으루.

 

 

 

 

날짜 안 맞는데 눈 많이 오는 이번달에 어울리는 그림이라 며칠 동안 이 페이지를 펼쳐두었다. 알라딘 정말 굿즈 장인이야.

 

 

 

 

컬리가 차려주는 밥~상~ 감자넣고 감자밥도하고 고래사어묵 치즈바도 반찬으로 놓고 먹고~ 편의점표 오뎅탕이 있는 왼쪽 사진은 평일, 감자밥의 여유가 있는 걸로 보면 오른쪽 사진은 백퍼 주말이다.

 

 

 

 

배달 <아웃백>
여러가지 못시켜서 억울했던 나의 앵콜 ㅋㅋㅋ 스테이크도 시켰는데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맞네! 투움바 하우스인 줄 알았지!

 

 

 

 

컬리 추천템을 하나 더 쓰고 있다. 이번에는 사진도 좀 잘 채워서 써보려니까 잘 안 채워진다 ㅋㅋㅋ 그냥 포기하고 빨리 써서 올리는게 낫나. 외할머니네 감자탕, 고래사어묵이 메인인 밥상. 외할머니네 감자탕은 정말 웬만한 감자탕집보다 맛있고 양도 많다! 브랜드 이름을 외할머니네라고 지은 이유가 확 와닿는 동시에 씁쓸하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지만 여전히 반찬집 이름들은 엄마손 반찬 마마쿡인게 떠오르기도 하고.

 

 

 

잠실 롯데백화점 <남파고택>
외할머니네에 이어서.. 종갓집 손맛...예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엄청 맛있었다. 오랜만에 정말 정갈한 제대로된 음식 먹는 기분이었다. 보리굴비도 비쩍 마른 꼬들살이 아닌 촉촉한 느낌이라 좋았고, 밥 말아먹을 녹차의 농도도 좋았고, 뭇국도 갓김치도 모든 반찬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극찬)(극찬) 

 

 

 

 

잠실 롯데백화점 <콘란샵>
잠실에 온건 남파고택 때문이 아니라 콘란샵 때문. 비트라 의자를 보고 싶어서 왔고, 또 괜찮은 편집샵에 구경가본게 천 년 전이라 콘란샵이 넓고 다양한 품목이 있다기에 와봤다. 편집샵을 기대했는데 사실 고급버전 이케아같았다. 모든 종류의 아이템이 구비되어 있어서 유명한 브랜드의 히트작을 둘러보기에 좋았다. 반대로 말하면 구하기 어려운 브랜드나 아이템도 없고 편집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었다. 오랜만에 예쁜 것을 구경했다는 점에 만족하기로.

 

 

 

 

을지로 <포비>
부분 재택으로 지침이 변경되면서 출근이 시작됐다. 아 못하겠네.... 재택이 백배 좋은데 어쩌지.....

 

 

 

집에 가고 싶다.. 일을 해도 집이 좋다..

 

 

을지로 3가 <도이농>
퇴근길 지하철 역 가는 길에 쌀국수 하나 때리고 집에 간다. 별로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자꾸만 욱여넣는 느낌이다. 여긴 너무 짜서 중간에 멈추고 싶었는데 목구멍으로 음식을 밀어넣는 걸 멈출 수 없었다. 그냥 끝까지 먹고 빈 테이블을 둘러보며 애써 맛있게 먹은 척하고 나왔다.

 

 

 

 

 

을지로 3가 <노아스로스팅>
혼자 보낼 시간이 마련이 안 되니까 내면 정리도 안 되고 영 힘들다. 퇴근하고난 저녁에는 힘이 없어서 책을 읽지도 글을 쓰지도 그림을 그리지도 못하겠다. 밥도 겨우 먹고 씻고 예능이나 드라마 한 편을 보며 HP를 채우고 잠든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나와서 시간을 보내보려고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넉넉하면 2시간, 아무리 못해도 1시간은 확보해야 하는데 1시간 확보를 위해서는 아침.. 다들 아시져?... 암튼 이 날은 어줍잖게 40분 확보했던 날. 그나마도 멀리 앉은 아줌마 아저씨가 호통치며 대화하셔서 잘 누리지 못 했다.

 

 

주말에는 굴을 한 가득, 굴전으로 만들어 오렌지 와인을 곁들였다. 평일의 습관이 베어나는 건지 맛있는 걸 먹어도 허겁지겁이고 그닥 여유를 즐기지 못한다. 주말에는 빨래도 해야 하고 가습기 속도 닦야 하고 이불도 바꾸고 청소도 하고 늦잠도 자야 하니까. 정작 나에게 기쁨이 되는 건 제대로 즐기지도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러면 안 돼!!

 

 

 

 

일해보고 싶었던 곳이고 일도 꽤 마음에 든다. 역시나 여기도 사람. 모두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거라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여기서도 이런 피곤한 유형을 만나다니. 잘 거리두고 지내야지.

 

 

 

 

공릉 <백소정>
다시 찾아온 행복한 재택! 점심시간에 이 근처의 리프노즈드아쉬지(이름 넘 어려워) 밀크티를 사러 간 거였는데 하필 화요일이었고 그날은 리프노즈드아쉬지의 휴무였다. 밀크티가 목적이었지만 대충 때울 생각으로 들어간 백소정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기분 좋았던 화요일.ㅎㅎ 화요일...안암에서 보고 또 돈까스집 생겼구나~하고 안 갔는데...안암이 본점인 것도 충격적이고 그걸 내가 안 가본 것도, 굳이 다른 지점에 와서 먹고 있는 것도 충격이다. 무엇보다 상당히 맛있다는 점도! 겉바속촉 돈까스 머선 일?

 

 

 

봉화산역 <한동길감자탕>
감자탕~감자탕~ 짜고 맵고 조미료 덩어리인 맛이지만 자꾸 생각나는 마성의 맛~ 다음주부터 전 직원 정상 출근이 되었기에 슬픈 마음 부여잡고 마지막 만찬 같은 느낌으로 점심에 왔다.

 

 

 

그리고 오후에는 아예 반차를 휘갈기고 바깥 공기 마시러 탈출!

 

 

 

 

한성대입구 <커피매터스>
으아 얼마만의 카페인가. 이직하면서 얻었던 짧고 아름다운 2주 공백동안 카페 취식 금지라서 아무 데도 못 간게 제일 제일 억울하다. 이제라도 이렇게 반차를 쓰고 누려본다. 흑흑. 너무 기뻐서 잠깐 앉아있으면서 음료 두 잔 마셨다. 흑흑.

 

 

 

 

성신여대입구 <테리키친>

차돌 된장 파스타랑 상하이 파스타가 유명하단다. 매터스에 앉아있다가 테리키친의 브레이크타임이 끝나는 시각에 맞춰 이동 ㄱㄱ.  차돌도 들어가고 된장도 들어가고 어쩐지 맛에서도 된장찌개가 느껴진다. 식전빵도 작은 버터도 모두 정성스럽게 운영하고 계시다는게 느껴지던 곳. 다음 반차에는 상하이 파스타를 먹어보러 가야징.

 

 

 

 

장충동 <평양면옥>

나는..마음이 허할 때..평냉을 조지곤해.... 면접보고 헛헛했을 때도 냉면을 먹었는데 재택을 못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또 평냉을.. 차끌고 가기 편하다는 이유로 하남 스타필드에 있는 의정부 평양면옥을 제일 자주 갔는데, 사실 나의 최애는 장충동 평양면옥이다. 오랜만에 먹으니 여윽시 오리지날의 우아함이 있달까. 하남 평양면옥보다도 양도 많고(?) 간도 덜 하고 오이향이 많이 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육이 대존맛. 하남도 제육 좀 성의있게 해주지 ㅠㅠㅠ

 

 

 

 

두달 전에 우리 집에 온 포인세티아가 이렇게 새순을 틔웠다. 그 사이 나도 새 직장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힘들어지니까 간사하게도 쉬고 싶고 편했던 과거가 그립고 그렇다. 그래도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고, 여기서라면 안주하려는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직장에 간다거나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 스스로를 훈련하러 간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발견했다. 이전 직장에서는 일보다 관계가 중요했기 때문에 그리고 암묵적으로 내가 팀장의 빈 구멍을 채웠기 때문에 내가 사람들을 케어하는 입장이었지만 여기에서는 아니다. 그러니까 내가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를 고려해가며 일을 하다가는 섣부르게 선을 넘기 쉽다. 확실히 이번에는 '일하는 법'을 배우러 왔다. 그러니 전에 배운 것들을 토대로 적당히 거리를 두며 효율적으로 나의 능률을 높이는데에 집중해야지. 

아아 재택이 끝났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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