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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월간냠냠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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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한식을 많이 먹었다. 그리고 매번 남기지 않고 열심히 먹었다. 몸도 마음도 힘들었는데 잘 견딘 것 같네.

안암 <두부촌>
갑자기 솥밥이 먹고 싶다며 에너지를 뿜은 친구 덕분에 잘 끌려가서 맛있게 먹었다. 누룽지 솥밥은 증말 언제 먹어도 맛있어.


안암 <일품 김치찌개>
여긴 설탕을 얼마나 넣는건지 김치찌개가 달짝지근하니 맛있다 ㅋㅋㅋ 저 양푼에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에다 라면사리를 넣으면 정말 최고! ㅋㅋㅋ 좋지 않은 재료인게 느껴지는데도 가끔 생각나는 마성의 맛이다.


성수 <오프코>
엄마가 된 친구 만난 날(엄마라니!) 코시국이라 조리원때도 면회를 못 가서 몇 개월 만에 겨우 만났다. 친구의 부모님이 아기를 맡아주신 고작 두 시간동안 부지런히 커피 한 잔과 도너츠, 주변 편집샵 몇 곳을 둘러봤다. 그 짧은 시간동안 친구는 무척 행복해했고, 그 사이 친구 남편은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는 연락을 해왔다. 이 구조가 어떻게 가능한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성수 <몬더>
이 집 향 잘하더라! 친구가 외출 기념품(기념할 수준의 일이라니)을 득템한 곳인데 향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나도 사쉐를 하나 사왔다. 집에서 맡아도 좋으면 더 쟁이러 와야겠다.


혜화 <계절의 연음>
또 한식이다. 이름부터 상당히 우아해서 마음에 들었던 조용한 한식당. 당연히 이 이름에 어울리는 음식이 나왔다. 한식당이어도 조미료가 흩뿌려진 식당에서 밥을 먹고나면 기분이 좋지 않곤 하는데, 여기선 깔끔하고 기분 좋게 식사하고 왔다.


혜화 <두두>
가까운 동료에게 처음으로 나의 이직을 알린 날. 어찌나 마음이 심란하고 헛헛했는지 모른다. 이 날 우리는 막걸리 네 병을 뿌시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헤어졌다. 이 날의 대화 덕분에 나 스스로도 결심이 선 것 같다. 마음을 정하고나니까 정말 떠나야한다는 생각, 다시는 이 사람들과 함께했던 이 시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주말에도 계속 마음이 축축해져서 바람쐬러 나왔으나 단풍이 아름다운 것도 슬퍼...


원주 <파니올로>
음......감성에 젖어있던 내 뒤통수 후려쳐준 집ㅋㅋㅋ 하와이안 커피 전문점이라길래 호기심에 가본 곳인데......정말....이상한 곳이었다.......대신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가향커피(헤이즐럿 같은 거 있잖슴까)가 굉장히 여러종류가 있는게 재밌기는 했다.

 

원주 나들이로 해결되지 않은 축축한 마음 달래러 다음 날도 드라이브

 

포천 <초가집 순두부 보리밥>
마음 달래기도 식후경(?) 보쌈 파전 보리밥을 시켰는데 주문받은 분께서 나지막히 '두 분이서 많이 시키시네..'라고 읖조리며 카운터로 돌아가셨다. 우리는 빵 터져서 다 먹을걸요?라고 읖조렸다. 그릭 정말 다 먹었... 과연 많이 시킨걸까 적게 시킨걸까...?

포천 <카페숨>
포천카페 검색하면 첫페이지부터 나오는 카페ㅋㅋ.. 사진보고 그냥 인스타핫플일까봐 실망할 준비를 하고 갔는데 사진이 팩트였음 ㅇㅁㅇ! 창밖으로 단풍이 보이고 자리도 띄엄띄엄인데다가 노키즈여서 정말 차분하게 잘 쉬다가 왔다. 다음에 눈이 많이 오면 꼭 다시 가야지.

 

 

혜화 <금문>
혜화동로터리에 있는 금문의 짬뽕밥은 볶음밥이 나옵니다!!! 금문 너도 잘 있어라 안녕!

 

 

성북 <손가네곰국수>
설렁탕이었나..이제 팀원들과 같이 밥먹을 날이 많지 않아서 매일매일 빼지않고 같이 밥 먹었다.

 

정신없어서 어느 카펜지도 기억이 안나네.. 말 못했던 팀원들을 따로 불러서 퇴사 이야기한 날.

 

다른 팀의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하고..

 

배달 <마마스>
모두에게 이야기를 끝낸 날 저녁에는 리코타치즈 샐러드에 샌드위치 시켜서 와인 조졌다.. MOZ를 구매했는데 판매처에서 O-X로 잘못 주셔서 마셔보게 된 와인. 글레라 품종이고 상큼하기는 한데, 열대과일스러운 단향이 좀 적어서 플랫하게 느껴졌던 와인. 아무튼 와인의 힘이라도 빌려보려던 나의 몸부림이 느껴지는군...

 

네 저는 라면을 좋아합니다 예 내 소울푸드

 

 

종로 네추럴와인 <이다>
내 취향에 맞춰 네추럴와인바로 정해진 송별회... 네추럴와인을 처음 마셔보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뒤로(사진 오른쪽으로) 갈 수록 꼬릿해지도록 구성했다. 처음 두 병은 화이트, 나머지 두 병은 레드로. 사진 찍는 건 다 까먹었지만 음식도 모두 맛있고 와인도 다 맛있었다. 그리고 울적한 분위기 때문에 증말 체할 것 같았음.

(1) Costadilla Moz 코스타딜라 모즈 (사진없음)  (2) Sota els ametllers 소타 엘스 아마디예 

(3) On est su l'sable 오 네 쉬흘르 사블르  (4) De fermo concrete 드 페르모 콩크레떼

 

 

성북동 <카레>
이 힘든 와중에도 제가 카레를 모았습니다.

 

성북동, 카레 - 카레 모으기

나의 사랑 성북동 카레, 주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게 되어서 앞으로 차근히 모아보련다. 카레의 순서는 방문일이 아닌 성북동 카레에서 제공하는 카레 넘버 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고정 메뉴 시

milkbiscuit.tistory.com

 

 

진짜 이번 달은 와인으로 살았네........? 위의 마마스와 다른 날 다른 사진;;

 

 

하남스타필드 <소호정>
오랜만에 깻잎(정정 당당하게 메뉴로 인정해주시져)과 안동국시와 한우국밥. 큰 지출을 한 건하고 먹는 밥이라서 비현실적이었다. 소호정의 부드러운 호로록 국시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국밥도 정말 맛있다.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육개장의 맛이랄까. 혼자가면 둘 중에 뭐 먹을지 결정 못해서 평양면옥갈 것 같다(?)

 

 

마켓컬리 <석관동 기름떡볶이>
다시 보니까 더 먹고 싶은 기름떡볶이. 통인동에서 먹은 기름떡볶이가 생각보다 맛있지 않아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엄청 반복했는데 ㅋㅋㅋ 결론 대성공ㅋㅋㅋㅋ 와씨 통인시장 이제 안 간다

 

 

안암 <사보텐>
싱숭생숭해서 밥 먹다가 엉엉 울고 싶었던 날의 혼밥. 이 날이 아마 퇴사하기 바로 전날이었을거다. 적다보니 한 달 내내 마음 아파했잖아 나? 아오 지겨워라 이제 그만 아파해야지. 근데 지금 글을 정리하면서도 나 아직 마음 아픈거같은데...? 사보텐 가츠동은 양이 엄청 많고, 한 번도 다 먹은 적이 없는데, 이 날은 꾸역꾸역 꼭꼭 씹어서 끝까지 먹었다. 이 날 배경음악으로 빅마마 체념 이런거 나와서 증맬 느므 힘드르따...

 

 

배달 <오네스토테이블>
제가 드디어 퇴사를 해치웠습니다!!!!! 와아아!!!! 끝났다!!!!! 서가앤쿡 같은 맛을 좋아하는 나에게 오네스토테이블 필라프를 선물한다!

 

 

마포 <옥면가>
오른쪽 도자기 그릇의 뚜껑을 열고 찍었어야했는데!!!! 저 안에 정말 잘 구운 닭다리가 있다. 나는 면을 소화를 잘 못하니까 옥수수면 전문점인데도 국밥을 시켰다. 옥수수면도 한 입 뺏어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여긴 무조건 또 간다.

 

 

동생이 만들어준 백종원 참치샌드위치 스프레드 ㅋㅋㅋ 치킨무 활용이라니 신박하다

 

 

퇴사하고 맞는 첫 주말, 차에서 노나먹을 김밥을 테이크아웃했다. 다회용기를 가져가서 포장했더니 마치 홈메이드 김밥같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 날 전에 지원한 다른 곳에서 또 면접보러 오라는 연락을 또 받아서 상당히 싱숭생숭해져버렸다.

 

 

양평 <구하우스 뮤지엄>
맥시멀리스트의 수집품을 전시해둔 곳이다. 유명한 작가들 작품들뿐이라 키스해링 작품도 막 엄청 좁은 복도 구석에 붙어있고...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도 보고 재미있었던 곳.

 

 

남양주 <로우키>
성수에도 있는 로우키. 카페 직원의 친구처럼 보이는 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큰 목소리로 직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손님이 들어오면 마스크를 쓸 줄 알았는데, 목소리 크기가 줄어들지도 마스크를 쓰지도 않아서 우리가 안 보이는 줄 알았다. 함께 이야기하던 직원들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여의도 <알로하포케>
여기 포케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이 날도 양이 많았는데 꾸역꾸역 꼭꼭 씹어서 끝까지 다 먹었다. 힘내자!

 

 

노원 <제일콩집>
제일콩집에 닭튀김 진짜 맛있는데 이 날은 동생의 그만 쳐먹으라는 만류로 먹지 못했다^^ 다음에 갈 이유가 생긴 걸로

 

 

이제 다시 집밥의 시대... 500명이라니.. 서울이 300명을 바라보다니..!

 

 

이번 달은 이직 결정부터 실행까지 해낸 기특한 달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좋았던 나의 한 시절에 마침표를 찍는다는게 참 힘들었다. 따뜻했던 사람들은 나의 이직을 축복해주고, 그간의 감사를 편지와 선물로 전해주었다. 별로 한 것도 없고 생색만 내는 철없는 인간이었는데 여기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조금은 어른이 되어서 떠난다. 다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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