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마다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코스를 구성하는 스와니예. 기본적으로 양식이지만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때문에 퓨전에 가깝다.
이번 코스의 주제는 아로마였고, 벌써 이게 20번째 에피소드라고 한다. 20번이나 메뉴를 계속 바꾸면서 달려왔다니 대단한 사람들.
매우매우 인기가 좋았던 시그니처 메뉴는 메뉴 하단에 남아있다. 나는 따아린 파스타를 추가했다.
와인페어링 리스트
웰컴드링크와 기본 세팅
고르곤졸라치즈가 들어있는 시나몬 롤.
버터를 갈아 올리고 푸아그라를 샌딩한 타임브리오슈
천혜향과 식용 꽃으로 표현한 달콤상큼함의 형상화
펜넬과 도미. 밑에 보이는 것은 오이입니다. 오이의 아로마도 한 가닥한다는 것을 오랜만에 상기했다 (먼산)
제일 맛있게 먹었던 메뉴. 샐러리악으로 만든 퓨레, 조개, 토마토까지 모든 재료의 어우러짐이 가장 좋았고 아로마까지 놓치지 않아 더 매력있었다.
새 와인 등판. 이 와인은 함께 페어링 된 와인들보다 추가로 시킨 따야린과 완벽히 어울렸다. 그냥 파스타 홀플레이트에 이 와인만 시켜서 먹고 오고 싶을 정도 ㅋㅋㅋ
이것이 그 따야린 파스타. 노른자로 만든 면에 참나물을 얹어서 만든 파스타. 파스타 자체도 맛있었고 녹진한 맛과 나물의 향이 어우러져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앞 코스에서 남은 가이약 와인과 찰떡궁합.
레몬그라스, 큐민과 홍새우. 레몬그라스향을 입힌 우유와 밑에 깔린 당근과 배의 단맛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 유럽 중간 어딘가에 있던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동남아로 뻗어나가버려서 3초간 당황.
캐러웨이와 비트. 갑자기 건강한 맛으로 스륵 올라오는 디쉬. 익혀서 식감이 조금 달라지긴했지만 여전히 비트의 식감과 향, 맛을 그대로 뿜어내는 디쉬였다. 캐러웨이 향신료의 독자적인 맛을 내가 잘 알았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아서 아쉬웠음.
대망의 오렌지 와인. 내추럴와인계에서는 이미 한바탕 유행을 휩쓸고 간 오렌지와인인데, 나는 이제야 먹어보는 구나.
페어링된 오렌지와인과 환상의마리아주라서 사진찍는 것도 잊어버리고 먹었다. 이건 허브누디파스타. 밀가루반죽 안에 귀엽게 치즈를 넣어서 쫀쫀한 맛과 귀여운 모양을 다 잡았다. 맛있는 뇨끼가 먹고 싶었는데, 뇨끼는 아니지만 아주 비슷한 디쉬라서 더 마음에 쏙 들었다.
예쁜 오렌지 컬러 구경하시고요
그리고 나의 혼을 빼놓은 너무 취향을 저격해서 기절할 뻔한 와인이다. 스테판아비뇽, 쉐나. 스트로베리의 향과 약간의 흙냄새, 라즈베리가 스치는 산미에 텐저린스러운 단맛까지 너어어무 맛있어서 지금 어디가야 살 수 있는지 엄청 검색하고 있다. 비비노 평점 3.8 밖에 안되는 아주 싼 와인에 품종도 가메이인데 왜 이제야 나타난거야? 어?
쑥갓과 대구인데 와인이 너무 맛있어서 저 퓨레 재밌다고 생각한 것 말고 기억이 안ㄴ..
산지오베제. 한 해 1440병만 생산된다고하는데, 산지오베제는 아주 비싼것과 아주 싼 것의 맛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다.
산지오베제랑 페어링된 메뉴는 오늘의 메인인 메추리. 원래 아주 무서운 발톱이 세워져있는데 너무 무서워서 잘라달라고 했다..
아 벌써 끝났어.. 샐러리악이 앞에서 인상깊어서 또 샐러리를 쓴 디저트가 나오니까(샐러리나 샐러리악이나 향은 비슷..) 조금 겹치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나온 칵테일인데 너무 내 입맛에 안 맞아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차라리 크레망만 따로 따라주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으..어린이 시럽약맛이었다.
로즈마리 아이스크림, 문자그대로 로즈마리맛 아이스크림이라 너무 재밌었고.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던 장인정신의 당근슬라이스드케이크도 나는 좋았다. 파란 볼에 블루베리와 라벤더 커스터드가 나오는데, 라벤더 커스타드로 향을, 크럼블로 식감을, 블루베리와 라벤더설탕인가로 맛을 모두 잡아서 아주 흥겨웠던 디저트다.
생일 기념으로 방문한거라 이렇게 적어주셨고. 왼쪽 끝부터 후추쿠키, 라즈베리휘낭시에, 민트초코. 마지막까지 모든 허브와 스파이스 털어넣은 열정에 정말 박수.
너어무 재미있게 즐겼던 코스. 단순한 식사를 뛰어넘어 문학 혹은 영화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적혀있던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정성스럽게 갈고 닦으면서도 참신함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완성해낸 코스의 인상을 받았다. 정확하게 조리하고 빈틈없이 채워놓은 코스보다 훨씬 즐거웠다. 고전적인 식재료들의 새로운 해석을 보면서도 장르의 경계를 요리조리 왔다갔다하는 재미. 무거웠다가 가벼웠다가 단단했다가 크리미하게 달라지는 재미.
식사만 즐겼다면 내 만족도가 이렇게 높았을까 싶을만큼 와인페어링은 정말 훌륭했다. 예전에도 미슐랭에서 와인페어링을 했다가 완전히 망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원스타라는 간판만 보고 약간은 과소평가했는지도 모르겠다. 내추럴 와인이 많은 리스트를 보고 솔깃해서 주문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페어링을 잘 하기로 유명한 곳이 스와니예라고.
다음 에피소드가 너무 기대된다.
It was a wonderful journey. It was written that you can experience stories beyond the food on the website, and I do understand why they've chosen the word 'story'. Especially I've got a strong impression that they strictly train themselves to sharpen skills and not to loosen their creativity. It was much more fun than what I had before in some other starred restaurants, which is more skillful and in pursuit of perfection. The elements of fun were everywhere: watching a huge transformation of traditional ingredients, rhythmical changes in genre, waving up and down with textures from heavy to light, to solid and then to creamy.
I'm not sure I would be happy this much if I didn't have the wonderful wine pairing course. Perhaps I underestimate it by the number of stars on the door, because I have an awful memory with wine pairing in a two-starred restaurant. Tempted by the list with many natural wines, I ordered, I made a great choice. I looked up later and turned out that the sommelier in Soigne is a known for its wine pairing.
I can't wait for the next epis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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