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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로그

제주 중문CC 03 - 포슬하고 평평한 페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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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을 다니다보니 점점 잔디에도 관심이 간다. 중문CC 페어웨이는 폭신하지만 푸석푸석한 느낌이 나는 잔디였다. 잔디 가닥이 아주 가늘고 길었다. 사진에서 느껴질지 모르겠다. 나는 이 퍼석퍼석한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잔디가 좀 길지만 가늘어서 공이 파묻혀도 그냥 후려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그래서 이 푸석푸석한 잔디의 이름이 뭔지 너무 궁금한데 정확하게 찾지는 못했다. 다른 블로그들이 적어둔 내용을 보니까 벤트그라스와 버뮤다그라스를 섞어서 사용한단다. 

 

벤트그라스는 양잔디의 한 종류인데 보통 그린에 많이 쓴단다. 양잔디 중에서도 고급인 것 같고 한기를 잘 견뎌서 사시사철 푸르다. 

 

버뮤다 그라스는 더위와 건조함에 매우 강하지만 한기에 약하다고 한다. 한국이름은 우산잔디다. 아마도 버뮤다그라스가 퍼석퍼석한 페어웨이용 잔디가 아니었을까.

 

아 잔디 얘길하니까 잔디 깎는거 본게 생각나네! 잔디 깎으니까 반경 300m까지 풀 냄새가 진동을 한다. 바람이 불면 먼지처럼 좀 날려서 찝찝하고 잔디깎는 기계 소리가 엄청나긴한데... 멀찍이서 바람에 실려온 잔디향을 맡으면 나무로 꽉 막힌 숲속에 있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괜히 밟아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중문CC 라운딩을 가기 전에 퍼팅 연습부터 한다. 퍼팅연습장이 2군데 있는데, 나는 안쪽에 사람 없는 곳에서 연습했다.

 

이제 라운딩을 시작. 처음 마주한 페어웨이에 엄청 당황했다. 강원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함.... 언듈레이션이 거의 없는데다가 이 평평함이 그린까지 쭉 이어진다. 게다가 평평하기만 한게 아니라 옆으로도 엄청나게 넓다. 여기에서 공을 잃어버린다면 진짜 그건 반성해야혀..

 

얼마나 평평하고 넓은지 사진으로 보여드림..

 

한라코스와 해안코스 모두 평평하고 평온한 페어웨이와 그린이 계속 유지된다. 윈드해저드로 유명한 해안코스 5번홀이 바로 아래 사진이다. 바람이 세게 불면 아주 어려운 코스겠지만 내가 쳤을 때는 바람이 많지 않아 괜찮았다. 여기도 평평하고 평온한 페어웨이와 그린은 마찬가지다. 바로 옆이 바다라서 파도소리와 바다냄새를 맡을 수 있다.

페어웨이랑 그린이 같은 고도인게 보이시나요.... 이거 너무 충격적이었다...

 

라운딩 중간중간에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아기고양이들도 많은데, 캐디분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키우시는 중인거 같았다. 우리가 다가가면 경계하고 도망가는데, 캐디분들이 다가가면 고양이들이 뭐라뭐라 말대답을 하면서 다 나온다 ㅋㅋㅋ 캐디님이 아예 고양이 간식을 따로 챙겨서 들고다니셨다.

 

중문CC를 다녀오고서 뭔가 여유있게 즐기고 온 것 같은 인상이 있었는데(백돌이라 언제나 우당탕탕) 이렇게 사진을 돌아보니까 마음에 여유를 주는 작은 포인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기고양이를 챙겨주는 캐디님, 넓고 평평해서 마음이 편안한 페어웨이, 라운딩 중간중간에 부는 바다소금이 담긴 바람, 듬직하고 수려한 수목들(다음 포스팅에 나무 사진 올려야겠다!)까지. 

 

중문CC는 이제 제주도 갈 때마다 가야지. 예약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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