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소노펠리체CC 2인 노캐디 이스트코스 - 여긴 놀이공원인가
지금까지 다녀본 골프장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소노펠리체CC의 이스트코스. 풍경이나 조경이 잘 보이지 않는 3부인데도 코스 자체가 재미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내 맘 속 또 가고 싶은 골프장 1위.
사진 속에 보이는 귀족성처럼 생긴 건물들이 소노펠리체 빌리지 중의 하나다. 저기에 숙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숙박은 잡았는데 티업을 못 잡아서 라운딩은 세이지우드CC에 가서 했었다. 숙소도 멋졌지만 야간 관리도 무척 잘 되고 있는 코스들을 내려보며 궁금해했었는데 드디어 와보는군.
소노 계열의 통일성있는 클럽하우스
델피노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같은 브랜드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음식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3부는 클럽하우스 식당은 물론이고 그늘집, 매점 등도 모두 문을 닫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다. 아쉬운 마음에 메뉴판만 찍어와봤다.
이럴거면 3부는 사우나도 닫으시던가^^...
식당들은 닫아도 샤워시설과 락커는 당연히 이용할 수 있다. 근데 이거 이용할 수 있는게 맞나? 3부 라운딩을 마치고 갔더니 여자사우나 내부에 락스를 뿌려 청소를 한 상태라 강렬하게 락스냄새가 나고 있었다. 락스를 뿌리지 않은 한 공간에서만(여기서 씻으라고 말해줌) 씻을 수 있었다. 신발 건조기의 전원도 꺼져있길래 물어봤더니 그거 지금 넣어봤자 소용없다고 대답하셔서 그냥 말았다. 원래 신발은 라운딩 후에 샤워할 동안만 넣어놓는건데..? 씻고 나와서 정리하는 동안에도 계속 내 주변을 치우셨는데, 그 제스처가..빨리 나가라는 느낌을 강렬히 풍기는... 계속 불편하게 행동하셔서 머리도 못 말리고 축축하게 그냥 나왔다.
예쁜 뷰를 보려면 해지기 전에 갑시다
3부 라운딩이지만 조금 일찍가서 밝은데서 사진도 찍고 퍼팅연습도 할 수 있다. 스타트하우스에서 성이 보이는 코스가 이스트 아웃코스인데, 딱 해질 무렵 조명이 켜지네 마네 할 때가 가장 멋지다. 사진도 잘 나오고.
해지면 퍼팅그린도 이렇게 변한다. ㅋㅋㅋ
2인 노캐디가 가능한 소노펠리체CC 이스트
소노펠리체는 3부에 2인 플레이도 가능하고, 노캐디도 가능하다. 이 정도 퀄리티의 잔디에 2인 노캐디가 가능하다는 것은 확실히 엄청난 장점이다. 하지만 노캐디 팀들이 많으면 아무래도 딜레이가 많아진다. 그늘집도 매점도 들르지 않았는데도 5시간이나 걸렸다. 날씨도 추워죽겠는데 한 번치고 한참 기다리고를 반복하다보니까 힘들었다.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훌륭한 잔디 상태!
3부라서 이미 잔디가 길어질대로 길어진데다가 습도가 올라서 물기가 상당히 많아진 상태였는데도 어느정도의 스피드가 나올 만큼 그린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물기가 낭낭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지. 티박스도 모두 잔디였고 성수기인데도 다 관리가 엄청 잘 되고 있었다.
페어웨이도 디봇이 많지 않았고 컨디션도 좋았다.
코스별로 재미가 어마어마
소노펠리체CC 이스트 코스는 매 홀마다 다른 장치를 활용해 난이도를 조절했고 그 특징이 명확하게 두드러진다. 다른 골프장들은 코스별 특징이 있다면, 이스트코스는 홀별 특징이 있다는 말이다.
가장 평범하게는 벙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난이도를 만든 홀들이 있다.
아 벙커를 활용했지만 아주 창의적인 홀도 있었다. 여긴 파3홀인데 티박스와 그린 사이가 그냥 벙커다. 하지만 조경을 무척 아름답게 해두어서 여기다가 카페를 지어도 엄청 잘 되겠다고 생각했음. ㅋㅋㅋㅋㅋㅋㅋ 소노펠리체CC 이스트 아웃코스에 있는 파3인데 정말 너무 멋졌다.
워터 해저드를 두 번이나 등장시키는 홀도 있고, 아일랜드는 아닌데 페어웨이 끝에서 해저드를 건너 온그린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언듈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홀도 있고, 페어웨이를 계단식으로 만들어둔 곳도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비거리를 자랑하도록 완전 직선으로 쭉 뻗은 파5홀도 있고, 블라인드, 좌 도그랙, 우 도그랙, S 코스까지 정말 지금까지 내가 보고 들은 모든 종류의 장치를 18개홀 안에서 다 만나볼 수 있었다.
샤워장에서의 불편함이나 노캐디라서 순서가 너무 밀렸던 것은 불만이었지만, 골프장과 그 코스 자체로만 평가했을 때 정말 정말 최고였다.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 그린의 난이도, 벙커의 위치와 크기, 모양, 해저드의 종류, 홀의 형태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활용해 재미를 주려고 했다는 걸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이스트의 인코스는 숲속으로 다니는 코스라 볼거리는 없었지만 이미 매 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충분히 흥미진진했다. 후반전이었던 아웃코스에서는 아름다운 성까지 불을 밝혀주니까 마치 놀이공원에서 한바탕 놀고 온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