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로그

블루원 용인CC - 2인 9홀 노캐디 가능한 여기 마치 연습장..?

밀크비스킷 2022. 11. 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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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솔직히 말해서 카카오 데이터 센터 폭발 때문에 내가 열심히 키워온 방문자 수가 절반으로 떨어져버렸다. 꾸준히 증가하던 재미가 있었는데 그게 뚝 잘려버리니까 내 마음도 팍 식었지 모야.. 근데 또 네이버로 이사갈 거 아니고 자꾸 기록하고 싶은 것들은 늘어서 팍 식은 맘 붙잡고 다시 왔다..

가을~ 가을~

블루원 용인CC는 회원제와 퍼블릭이 섞인 곳이다. 난 대중제인 동코스 9홀만 치고 왔다. 2인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2인이면 현장에서 조인시켜준다. 3인이면 조인 안 해도 되고. 우린 평일 3명이었고 9홀에 노캐디로 카트피와 그린피 포함해서 인당 95,000원씩 나왔다. 잔디 관리 수준은 상당히 좋다! 짱!

 

잘 관리된 클래식한 클럽하우스

유서깊은 5성호텔 느낌이랄까.. 낡긴 낡았는데 잘 관리된..? 사우나는 특히 규모도 작고 오래된 티가 난다. 여자샤워실에 있는 탕은 통유리로 되어있고 통유리밖을 그냥 나무나 관목으로 막은게 아니라 작게 소나무도 심고 석상같은 것도 두어서 꾸며두었다. 일본식 정원같은 느낌이랄까. 락커룸에도 일부 공간은 밖이 보이도록 만든 곳이 있는데, 이런 조경이 사우나와 비슷한 느낌이다. 오래된 것 같지만 락커룸 같은 데서 냄새가 나거나 하진 않는다. 

 

 

카트는 페달 말고 버튼으로 갑니다

노캐디로 라운딩을 많이 다녀봤는데 버튼만으로 조작하라고 안내해주는 곳은 또 처음이다. 엑셀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말고 저 초록색 버튼만 쓴다. 빨간색도 누르면 안 된다. 버튼으로만 이동한다는 건 카트가 동일한 속도로만 이동한다는 말이다. 카트 속도가 너무 느려서 처음엔 뭐하러 이렇게 했나 싶었는데, 앞 뒤로 플레이하는 팀들을 보니 연령대도 높고 노캐디라서 통제도 안 될 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운영방식인 것 같다.

블루원 용인CC에는 신호등도 있다. 노캐디 운영 경력이 쌓이면 신호등도 설치하는구나...! 아님 진짜로 타구 사고가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잔디 상태 말모

블루원 용인CC는 회원제 코스도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퍼블릭코스인데도 잔디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안개가 아직 덜 걷힌 상황인데도 그린을 바짝 눌러놔서 2.8~2.7의 그린스피드를 보여줬다.

잔디 관리에 자신있다면? 티박스에 매트를 깔지 않지.

 

초고난도 그린

그린이 그냥 빠르기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용인...역시 8학군에 위치해서 그런걸까... 블루원 용인CC 동코스의 그린은 난이도가 상당했다. 그린이 빠르니까 자잘한 라이까지 다 타서 더 어려운 느낌이다. 잔라이만 문제인건 절대 아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애초에 그린이 살벌하게 만들어져있음.. 핀을 어디에 꽂아도 쉽지 않을 것 같은 그린이다.

 

조선잔디의 황금빛 가을

가을 단풍이야 멋지겠지만, 황금빛으로 변한 페어웨이가 뭐가 좋겠나싶었는데 또 나름의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단풍과 잘 어울리는 빛깔로 바뀌어준 덕분에 골프장 전체의 풍경이 멋져진다는 것이다. 물론 조선잔디인 곳이면 더 빨리 황금빛으로 변하고 양잔디인 곳들은 영하로 떨어지고서도 약간은 더 버텨준다.

블루원 용인CC는 조선잔디로 페어웨이를 조성한 것 같은데, 겨울처럼 바싹 마른 지푸라기가 아니라 아직 잔디상태이긴해서 폭신한 느낌이 그대로 있어서 좋았다. 그러면서 습기는 적은 상태라 클럽에 흙이나 잔디 조각이 훨씬 덜 묻는다. 클럽 그립부분에 물기가 묻으면 제일 귀찮았는데 이것 참 편하군. 단점이 있다면 낙엽에 빛이 반사되어서 흰색 공처럼 보이기 때문에 공 찾기가 한결 어려워졌다는 것. 

 

페어웨이는 넓지도 좁지도 않지만 언듈레이션은 한 바가지

페어웨이의 굴곡 크기가 크면 보기에는 어려워보여도 오히려 공이 무난한 위치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중간사이즈의 애매한 굴곡일수록 오히려 공 위치도 어렵고 스탠스도 어려워지는 것 같다. 

 

묘하게 파3 연습장 느낌이..

블루원 용인CC 동코스 9홀은 묘하게 파3 연습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9홀만 친데다가 노캐디로 다들 자유분방하게(?) 플레이하고 있어서 그런걸까...? 

 

9홀 치는데 2시간 반이 걸렸다. 우리 앞뒷팀 외의 다른 카트들도 대부분 연세가 꽤 있으신 아주머니들이었는데, 평균 비거리가 짧으셔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았다. 파3홀 레드티에서 드라이버를 치시더라고. 앞에서 계속 밀리기 때문에 앞뒷팀과 카트가 자주 붙는데, 우리 뒷팀이 매너가 없는 팀이라서 여러번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예를 들면 앞팀인 우리가 티샷을 하는 중인데도 자기들끼리 큰 소리로 깔깔 수다를 떤다던지... 우리 뒤 2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공이 떨어진다던지...  관리요원들이 중간중간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뒷팀 아줌마들 때문에 좀 불쾌하긴 했어도, 9홀을 2시간 반에 걸쳐서 치긴 했어도, 골프장에 스민 가을을 만끽할 수 있어서 즐거운 라운딩이었다. 그래도 블루원 용인CC 동코스에 18홀치러 다시 올거냐고 묻는다면 (동코스 9홀 두 번 도는 거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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