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잘조잘 나의 하루

여행하듯 서울살기

728x90
반응형

흥분한 표정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띄엄띄엄 태운, 지붕없는 2층 버스를 볼 때마다 괜히 나도 한번 타보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소원을 성취했다. 물론 자발적으로 탄 건 아니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서울 구경을 효율적으로 시켜주려다보니 이 버스의 존재가 딱 생각이 난 거다.​ 처음 생겼을 땐, 2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15,000원이더라! 너무 비싸서 다들 잘 안 탔나보다. 그리고 시티투어버스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름도 워낙 헷갈리게 지어놔서 그냥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것과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걸로 구분해서 머리에 넣었다;; 광화문 출발 버스(http://www.seoulcitybus.com/korean.php)가 노선도 좀 더 다양하고 재밌어보였는데 2층 버스가 없자나^.^ 그래서 동대문 출발 (http://www.seoultrolley.co.kr/main.html) 버스로 정했다. 아무튼 2층버스는 노선이 별로였다는 점. 그리고 평일 운영시간이 너무 짧아서 6시반 정도면 종료란다. 노선이 워낙 막히는 길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하다.

시티투어버스를 활용해 내가 짠 코스는: DDP구경 - 버스티켓 구매 - 탑승 > 시청 하차 - 신청사 구경 - 청계천 - 시청 탑승 > 통인시장 하차 - 통인시장 엽전 도시락 체험 - 통인시장 탑승 > 종로3가(종묘, YBM앞) 하차 - 인사동 길거리 구경 - 오설록 휴식 - 쌈지길 구경 - 솥밥집 조금에서 식사 / 버스가 끊김^.^ 6시인데 / 걸어서 북촌한옥마을구경 끗!

사실 이 친구들은 여기서 살기 때문에 나는 어느 지하철 역에 뭐가 있는지 알려주는데 중점을 뒀다. 주말마다 한 군데씩 돌아다녀볼 수 있게.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고 이렇게 2층에서 보니까 나까지 여행지에 온 것 같아서 들뜬다.


내가 너무 빡세게 데리고 다녀서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막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아이스 베버리지를 막 찾으면서 ㅋㅋㅋ 예전엔 미역맛이 나서 먹지 않았던 녹차맛 아이스크림인데 역시 오설록 아이스크림은 훌륭해!


이건 따로 포스팅한 인사동 일본식 솥밥집 조금 



한국에서 산지 1년이나 됐는데, 인사동도 북촌 한옥마을도 이번에 처음 와본단다. 이 둘은 남들이 4학기 동안 끝내는 코스를 3학기 만에 끝내야하니 방학까지도 빡빡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서울에서 보내는 짧은 1년 반을 일과 공부에 삼켜진 채로 지내는 건 아무래도 너무 아깝다.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나는 어떤가 싶다. 늘 그렇듯이 남 걱정할 틈이 어디있나, 알고보면 내가 제일 문제인걸. 나는 서울에 산다는 이유로 이 도시에서 즐기는 걸 뭐든 잘 미룬다. 다음에 다음에. 도시에서 시야를 좀 넓혀보니 한국이라는 나라가 들어온다. 외국으로 여행은 가도 국내로는 가지 않지. 다음에 다음에. 조금 더 넓게는 내 삶이 통째로 보인다. 아, 다음으로 미루다가는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이하게 되겠구나. 소중한 사람들과 익숙하지만 사랑하는 공간들, 풍경들과. 내 할 일, 내 코 앞의 걱정때문에 내 삶을 즐기지 못하면 그것도 서울에서 흘려버리는 1년 반만큼이나 아까운 일 아니겠는가. 아니, 더 많이 아깝지!

728x90
반응형

'조잘조잘 나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가을 마지막 날  (0) 2016.10.09
낯선 일상  (0) 2016.09.20
봄의 힘 2  (0) 2016.04.11
봄의 힘  (0) 2016.04.11
월요일 미루기  (0) 201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