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에서 삼양춘의 세 가지 술(탁주, 약주, 청주)을 묶어서 팔았었다. 셋 다 너무 맛있었지만 셋 중에 하나를 먹고 싶어도 늘 세 병을 한 번에 주문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게 웬걸! 탁주만 단독으로 올라온 것이다!
우곡생주가 들으면 울까봐 조심스럽지만 삼양춘 탁주는 우곡생주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나의 최애 막걸리 중 하나다. 우곡생주와 삼양춘 탁주를 비교하자면 삼양춘 탁주가 (도수와 가격빼고) 모든 면에서 훨씬 가볍다. 더 달고 더 묽고 더 산뜻하다.
우곡생주는 걸죽한 미숫가루같지만 삼양춘 탁주는 진한 농도의 요구르트같다. 가벼운 요구르트향도 난다. 삼양춘 탁주의 도수는 12.5도로 우곡생주보다 2.5도가 더 높다. 그래서 알콜향이 슥 올라온다.
하지만 알콜향도 요구르트향도 어찌나 적당하면서도 섬세한지 전혀 거북하지 않다. 오히려 스치는 알콜향이 술맛(?)이 나게 해주고 산뜻한 요구르트향이 좋은 막걸리를 마시는 기분을 북돋아준다. 게다가 묽지도 너무 질지도 않은 농도를 지녔으니 꿀떡꿀떡 마시기에도 좋다.
도수 12.5%
당도 5/5
산미 1/5 살짝 있는 산미가 단맛과 산뜻함을 잘 받쳐준다!
탄산 0/5
안주는 김말이와 만두였는데 금미옥 김말이가 무척 잘 어울렸다. 잘 어울리는 친구는 진작 먹어치워서 사진이 없다.
금미옥 김말이는 달달한 간장으로 당면에 양념이 되어있고 깻잎도 들어있어서 일반 분식 김말이랑 다르다.
만두와의 조합은 비추. 고기소의 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은근하고 섬세한 탁주의 맛과 향을 덮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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