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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한끼를 소중하게

하남, 올모스트프라이데이 - 건강하고 맛있고 친절한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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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든커피컴퍼니 포스팅에서 적었듯 하남에 운전연습하러 종종 다니는 중이다. 덤프트럭들이 마구 달리는 도로를 달려서 도착하고 났더니 혼미해서 여기는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그래서 포스팅을 안 하려고 했는데. 아니. 내가. 얼마전에 신용산에 있는 알리스라는 샌드위치집에서 하나에 13,000원인 샌드위치를 먹고 왔는데 말이죠? 그 가격에 그 맛이면 올모스트프라이데이는 웨이팅 리스트가 2장은 넘어야 한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서 급발진하여 포스팅해본다.

올모스트프라이데이에 들어서는 순간 커다란 통유리창을 가득 메우는 초록빛과 내부의 흰색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날씨가 아주 맑았는데, 흰색을 위주로 쓴 내부 인테리어가 한낮의 햇빛을 반사판처럼 받아내줘서 그런지 내부까지도 아주 밝고 모든 컬러의 대비와 채도가 아주 높게 느껴졌다. 게다가 공간이 빽빽하게 채워져있지 않아서 더 여유있는 느낌이다. 공간 자체의 층고도 높고 테이블도 정말 최소한만 넣으신 것 같다.

 

컬러로 한 방 맞고 나면 두 사장님이 눈에 들어온다. 한 분은 안쪽 주방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시는 것 같고, 한 분이 주문을 받아주시고 커피와 서빙을 해주신다. 손님이 거의 없을 평일 낮 2시였는데도 두 사장님 모두 마스크부터 앞치마까지 풀착장을 하시고 손님이 오면 바로 반응할 수 있는 자리에 각잡고 계셨다.

특별히 친절하거나 특별히 불쾌한 경험이 아니라면 주문을 주고 받은 뒤에는 포스기 앞에 서있는 사람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곳에서는 주문을 받으신 사장님이 기억에 남는다. 살가운 톤으로 친근함을 풍기신 것도 아니고 주문에 필요한 대화 외에 다른 대화가 오간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를 향해 친절한 촉각이 곤두서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음식이 맛있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뭐가 더 필요한지 저 멀리에서 궁금해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내 움직임에 빛의 속도로 반응하시는 사장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음식맛은 이미 알겠더라. 

이미 내 마음에서 100점 드리고 시작한 식사. 이렇게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남길 줄 알았으면 정신 바짝차리고 샌드위치 클로즈업 찍어보는 건데.

내가 주문한 샌드위치는 SRT 샌드위치다. 순간 기차?!했으나...(죄송)...BLT처럼 S살라미, R루꼴라, T토마토의 줄임말인 것으로.. 샌드위치 가격은 8,900원인데 싱싱한 루꼴라가 3천원 어치 들어있다. 그리고 어줍잖은 해시포테이토따위 없이 좋은 햄과 향이 살아있는 치즈, 맵지 않으면서도 식감을 살려주는 잘게 썬 양파, 조화를 깨지 않는 적당한 두께의 토마토 슬라이스가 가득하다. 소스와 소금으로 낸 맛이 아니라 원재료의 맛과 향, 재료들의 비율로 조화를 만들어낸 좋은 샌드위치다. 곁들여나온 야채조각피클까지 너무도 정성스럽고 멋진 한 상이었다.

 

커피는 핸드드립은 아니고 브루잉머신 같은 것을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커피만 마시기엔 아쉬운 맛이지만 샌드위치에 곁들이기에는 나쁘지 않다. 게다가 샌드위치와 세트로 먹으면 10,300원이라서 커피는 1,400원 꼴....그래도 훌륭한 샌드위치에 걸맞은 커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쇄도를 조정하면 더 맛있어지려나?) 그레도제빵사의 커피가 단독으로는 대단할게 없지만, 커피와 샌드위치 조합으로 먹으면 너무 찰떡콩떡이라 샌드위치를 더 맛있게 만들어준다. 올모스트프라이데이도 그런 조합 찾아다가 원두 납품해주고 싶다 증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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