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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카페에서 햇살을 내리 쬐며 책을 읽는 것은 아주 멋지게 보이는 데 반해, 세탁기를 돌려놓고 침대에 누워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것은 왜 멋있게 느껴지지 않는지, 왜 도리어 후줄근하게 느껴지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것도 일종의 로망과 연관된 것일까. 로망이라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작은 행동에도 머릿속 로망에 따라 삶을 꾸려가려고 노력하면서 사나. 가끔 내 걸음걸이가 의식되면 머릿속 로망에 따라 걸음걸이를 고쳐보고, 찻잔을 잡는 자세를 고쳐보기도 하고, 지하철 안전문이나 쇼윈도우에 내가 비칠 때면 여지없이 로망에 맞춰 선 자세를, 가방을 든 폼새를, 비뚤어진 셔츠 깃과 치맛자락을, 왜 대체 왜 다듬을까. 왜 지금 그대로 두지 못하고 무언가 내가 아닌 더 나은 것에 맞추려고 하는 것일까.
최근 몇주간 약간 구토할 것 같은 상태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세탁기 소리를 들으며 책을 보다 든 생각(윗 단락)을 휘갈겨 쓰는 동안 오늘의 구토증세는 어느정도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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